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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반중 시위 탄압한 존 리, 홍콩 새 행정장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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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단독 후보로 출마…친중 강경파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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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전 홍콩 정무부총리가 8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 결과 당선이 확정되자 손을 흔들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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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한 존 리 전 정무부총리가 당초 예상대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위원회 투표에서 리 전 부총리는 1461표 중 1416표를 얻어 당선됐다. 반대는 8표에 그쳤다.

5년 임기인 홍콩 행정장관은 별도 구성된 선거위원회(정원 1500명)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하며, 중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취임한다. 이번 행정장관 선거위원회는 친중 진영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였다. 중국 정부가 홍콩의 선거에 '애국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제를 개편한 후, 지난해 9월 실시된 선거인단 선거에서 친중 진영 후보가 당선인의 99% 이상을 차지했다.

홍콩 정치를 연구하는 존스홉킨스대 호풍흥 사회학과 부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선거는 눈속임"이라며 "경쟁자가 없는 선거는 겉치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리 부총리는 경찰 출신으로, 2014년 우산혁명·2019년 반정부 시위 등 홍콩 민주화 운동 국면에서 치안·안보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반중(反中) 시위가 극에 달했던 2019년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앞장서면서 중국 정부의 신임을 얻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홍콩 정부 2인자인 정무부총리에 임명됐다.

리 부총리가 친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그의 당선이 홍콩의 중국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리 부총리는 이날 당선이 확정되자 박수를 치는 선거위원회를 향해 손을 흔들며 "행정장관 선거의 날인 오늘은 나에게 매우 중요했다"며 "더불어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자 석가탄신일이며, 적십자가 지정한 세계 미소의 날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역사적인 날을 매우 기쁘게 맞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 부총리는 오는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다. 리 전 부총리는 행정장관이 되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중국은 2020년 6월 직접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에도 홍콩 정부에 별도 국가보안법을 자체적으로 도입할 것을 요구해 왔다.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외국과 결탁한 안보 위협 등 4대 범죄만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의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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