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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7일(현지 시간) “물가가 확실히 내려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며 6, 7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우려하는 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이 아직 강하다”며 침체가 아닌 ‘연착륙’을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인식된 중립 금리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면 그 일을 망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를 통상 2.5%로 여겨지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모두 없는 안정된 상태에서의 금리 수준을 뜻한다.
빅스텝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달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단행했다. 월가는 연준이 다음달과 7월 FOMC에서도 연거푸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FOMC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다면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0.75%포인트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에 부정적이었던 파월 의장이 거듭된 금리인상에도 현재 8%대인 미 소비자물가가 가라앉지 않으면 자이언트 스텝까지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 위험을 높인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는 것을 포함해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미국의 역대급 구인난이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인플레 압력을 높인다는 점을 거론하며 “현재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 많은 인력이 다시 일터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거듭된 금리인상에도 실업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준(準) 연착륙(softish landing)으로 가는 길이 많이 있다. 때로 약간 울퉁불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좋은 착륙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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