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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무리 좋은 배도 썰물엔 못 뜬다…삼성전자도 더 기다려야" [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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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제공 =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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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쯤엔 삼성전자의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대세 상승은 아니다. 시작이 약세면 맏형격인 삼성전자도 어쩔 수 없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오태동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과 관련해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4만명의 국내 개인 투자자 가운데 561만명이 들고 있는 주식이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주식투자자이고, 주식투자자 5명 중 2명은 삼성전자 주주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선 아래에서 장기간 횡보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오는 3분기 중 삼성전자의 반짝 반등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지난 2020년 말과 같은 추세적 상승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견조한데 거시경제 환경 때문에 부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D램 현물가가 3분기에 반등한다면 삼성전자 주가도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썰물에는 장사 없다. 물이 들어와야 움직인다"라며 "시장 환경이 좋아야 하는데 그 시기는 빨라도 내년 하반기다.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기다려야 하고 새로 들어가는 분은 길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견해는 전반적인 시장 전망과 맥이 닿아있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00~2800선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피에서 10% 가까이 더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3분기에 약세장 속 기술적 반등이 나왔다가 4분기 다시 약세장으로 돌아서고, 이 약세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가 이같은 시장 흐름과 정반대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 센터장은 "미국의 긴축 속도가 하반기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데 이를 결정하는 게 물가"라며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5%였는데 연말에도 여전히 5.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언한 수준의 금리 인상이 가능하겠느냐라는 기대감 섞인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 연준이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금리 인상은 예상대로 진행될 것이란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긴축을 하면 경기침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물가와 경기침체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냐의 문제"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더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올해 말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2.5%, 내년에는 3%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환율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고환율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져 미국으로 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라며 "지금 무역수지도 적자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반기에는 1300원대를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완성차다. 특히 반도체 수급난으로 매출 주문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줬다.

오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힘든 국면으로, 추울 때는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게 최고"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우량한 종목을 사놓고 기다리면 된다. 완성차 업종 같은 경우 지금 사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분명히 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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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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