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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 확인"…러시아, 기준금리 또 3%p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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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17%→14%→11%, 세 번째 3%p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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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전시 중인 루블화.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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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기준금리를 또 내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개최한 비정례 이사회 회의에서 오는 27일부터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4%에서 3%포인트로 인하한 11%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초와 말 기준금리를 각각 3%포인트 두 차례 내린 데 이은 세 번째 인하 조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 초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증폭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당시 9.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20%로 인상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이 다소 완화된 지난달 8일 기준금리를 17%로 내렸고, 같은 달 29일 이를 또 14%로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최근 몇 주 동안의 자료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현저히 둔화했음을 확인했다"며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17.8%로 2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던 러시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20일 17.5%로 둔화했다.

3월 초 달러 대비 12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화폐 가치 하락)은 러시아 당국의 강력한 통제 조치와 비정상적 무역 수치 흑자로 현재 60루블 안팎으로 떨어졌다. 서방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던 루블화 가치가 제재 해제 없이 두 달여 만에 급속도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지난 23일 유럽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장 중 한때 1유로당 58.75루블로, 2015년 6월 초 이해 최저치(화폐 가치 상승)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때문에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강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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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국가평의회 회의에서 최저 임금과 최저생계비, 연금 등을 모두 10%씩 인상하도록 지시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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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이 어느 정도 완화돼 자본 이동 통제를 위한 일부 조치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러시아 경제에 대한 대외 환경이 여전히 어렵고, 이것이 러시아 경제활동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외 환경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차기 통화 정책회의는 내달 10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중앙은행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2023년 5~7%로 하락하고, 2024년에는 정부 목표치인 4%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8~23%로 추정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푸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올해 누적 인플레이션이 11%를 넘어섰다. 현재 상황이 쉽지 않다"며 물가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인을 위해 국민연금, 최저 생계비, 최저임금을 모두 10%씩 인상할 것으로 제안했다.

다만 "이 어려움이 특별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과 연관됐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북미·유럽 등 어떤 (군사적) 작전도 수행하지 않은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심지어 일부 국가들은 우리보다 인플레이션이 몇 배 높다"고 부연했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국제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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