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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국제유가 흐름

전국 휘발유 평균가 2028원, 4주 연속 올라…중국 도시 봉쇄 풀리자 국제유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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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4주 연속 오르며 주간 휘발유·경유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 나란히 L당 2000원대를 기록했다. 휘발유·경유의 주간 평균가격이 모두 2000원을 넘은 것은 사상 최초다. 당분간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국제유가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 주(5월 29일~6월 2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9.26원 오른 L당 2013.01원으로 나타났다. 경유 가격은 전주보다 8.09원 오른 2008.42원을 기록했다.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선 ‘경유의 배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앙일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로나19 사태 초반이던 2020년 5월만 해도 휘발유는 L당 1200원대, 경유는 105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요가 폭발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길어지면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기름값 안정 조치에 나섰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휘발유·경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후인 지난달 첫 주 하락한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2028.78원, 경유는 2020.7원을 기록했다. 중구·용산구 등 서울 도심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값이 L당 2900원을 넘는 곳도 나왔다.

전문가 사이에선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선 7월물 서부텍사스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2달러(1.71%) 오른 배럴당 118.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일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다음 달부터 두 달간 하루 64만8000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엔 부족했다. 카스텐 프리치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OPEC의 일부 산유국이 러시아를 OPEC+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OPEC+가 합의 내용보다 훨씬 적은 양의 석유를 공급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하반기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중국이 코로나로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했던 시기에는 석유 수요가 줄며 원유 수급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봉쇄 조치를 완화하자 곧바로 석유 수요가 늘어나며 유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미국의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고, 중국이 도시 봉쇄를 본격적으로 완화할 경우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릴지도 관건이다. 지난 1일 CNN에 따르면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하는 사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인도 등은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하게 수입했다. 원유시장 분석업체인 보텍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를 하루 110만 배럴 수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약 37% 증가한 규모다.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면서 그나마 국제유가 상승 폭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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