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를 통해 영산강이 흐르는 모습. 나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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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환경 정책의 상징인 4대강 조사평가단 조직이 오는 30일 공식 해산하고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축소된다. 4대강 조사평가단은 2018년 8월 보 개방에 따른 효과를 조사하고 보 처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축소된 조직의 활동 기한이 올해 연말까지라 사실상 4대강 정책 선회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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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바뀌며 2차 연장 실패
1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환경부 물관리정책실 산하에 4대강 조사평가 업무를 전담하는 TF(Task Force, 임시조직)가 설치된다.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제시하며 환경부 핵심 부서 중 하나였던 4대강 조사평가단이 해체되면서 보 모니터링 등 일부 기능만 이어받는 한시 조직이다. TF 활동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다.
조사평가단은 실장급(1급)이 지휘하는 대규모 조직이었지만 TF는 과장급(4급) 조직으로 대폭 축소된다. 파견을 나왔던 환경부 산하기관 직원들은 원대 복귀하고, 4대강 보를 관리하는 현장대응팀도 각 유역환경청 소속으로 전환 배치된다. 조사단에 의견을 전달했던 전문위원회, 지역주민 협의체도 해산할 전망이다.
지난 2월 국민의힘 서울시당 앞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대강 재자연화 폐기 공약 규탄 4대강유역 동시 기자회견'을 하는 시민단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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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최근 4대강 조사평가단 활동 기한을 다시 연장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했지만 결국 해체를 결정했다. 조사평가단이 기존에 계획한 업무를 대부분 마쳤다고 판단해서다. 4대강 조사평가단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훈령 상 조사평가 업무에 관한 활동 기한은 끝났다. 앞으로 4대강 정책 결정은 4대강 유역청과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조사평가단이 해체하는 건 46개월 만이다. 지난 2018년 8월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훈령으로 보 개방에 따른 효과·영향에 대한 조사·평가와 보의 처리계획 수립을 수행하기 위해 조사평가단을 설립했다. 훈령 상 활동 기한은 2020년 6월 30일까지였지만 환경부의 결정으로 한 차례 연장됐다. 조사단은 그동안 16개 보 중 2개를 전면 개방하고 7개를 부분 개방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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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장관 "단기적 평가 아쉽다"
문재인 정부 환경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조사평가단 조직이 사라지면서 4대강 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후보자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고 부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환경비서관 출신인 한화진 환경부 장관도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인데, '보'의 기능에만 집중해 단기적 평가를 한 부분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책 재검토를 시사했다. 당시 한 장관은 "4대강 사업은 일단 일단락됐고 모니터링된 통계자료나 전문가 자료도 축적이 많이 돼 있다"며 "사업 자체를 안 한다기보다는 여러 부분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5일 세종시 장군면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환경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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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에선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연구 자료를 무시한단 비판이 나왔다. 낙동강, 한강 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고, 금강, 영산강 보 처리 이행 방안이 추진되지 않아 조사평가단의 역할이 아직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새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계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지난 4년간 국민 세금을 들여 전문가들이 만든 수많은 연구가 무위로 돌아가는 셈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한 장관은 가뭄 대응을 위해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아 보 수위를 높이기로 한 것을 두고 '새 정부가 전 정부 4대강 재자연화 정책 뒤집기에 나섰다'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 장관은 "(공주보 수위 상승은) 가뭄으로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이라면서 "4대강 관련해선 기존에 축적된 자료를 가지고 감사원 공익 감사가 끝나고 전문가 및 지역주민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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