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2년 1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가족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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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항소를 취하했다. 오후에는 서해 사건의 진상을 일부 규명할 수 있는 정부 자료를 공개하고 설명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때 ‘월북자’ 낙인이 찍혔던 고인의 명예가 일부 회복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실과 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 재판은 재작년 9월 해수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돼 시신이 불태워지고, 문재인 정부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자 유족이 피살 경위 확인을 위해 안보실과 해경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일부 승소했고 문재인 정부 안보실과 해경이 항소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중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항소를 취하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안보실과 해경 등은 이날 오후 피살 사건 당시 정부 대응, 해경의 초동수사 등과 관련된 정보 일부를 공개하고 설명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자료들 다수가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국회 의결 없이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정부가 갖고 있는 자료가 일부 공개되면 베일에 싸여 있던 사건의 진상 상당 부분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 당시 대통령 보고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이뤄졌고 ▲당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대응과 지시는 적절했는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족 측 대표이자 고인의 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당연한 결과지만 착잡하기도 하다”며 “대통령께서 수 차례에 걸쳐 명예회복과 진상 규명을 말했기 때문에 이행된 것이라 생각한다. 현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씨는 “문재인 정부가 동생을 어떻게든 월북자로 매도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차분하게 대응해 이러한 비극이 두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왼쪽)와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청와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서류를 대통령기록관에 전달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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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은 이날 “이번 항소 취하 결정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피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족에게 사망 경위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정보를 제한했던 과거의 부당한 조치를 시정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항소를 취하하더라도 관련 내용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이관되어 이전 정부 안보실에서 관리하던 정보 공개가 어렵다”며 “유가족 및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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