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환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22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국가지정 음압치료 병상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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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료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국내 첫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의 건강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인천의료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2일 원숭이두창 양성 판정을 받은 A씨는 현재 증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의료원 관계자는 "(A씨의) 미열도 사라졌고, 전체적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된 상황"이라면서 "발진도 온몸으로 심하게 번지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독일에서 귀국한 A씨는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에는 미열,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을 보였다. A씨는 입국 이후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해 현재 인천의료원 음압 병실에서 6일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원 관계자는 이 환자의 퇴원 시기에 대해 "첫 환자라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일단 3주 정도 격리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증상 봐 가면서 질병관리청과 논의해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A씨의) 증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원숭이두창은 2~3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퇴원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역시 "국외 상황을 봤을 때, 반드시 3주 동안은 아니고 최소 2주에서 4주 정도면 환자가 퇴원할 상황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의 치료를 맡게될 의료진에 대한 백신 접종을 27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중앙감염병병원으로 향후 확진자 발생시 치료를 전담하게 된다. 확진자와 자주 접촉하게 될 감염내과 전문의와 격리병동 간호사 등이 대상이다. 앞서 보건당국은 환자와 접촉한 보호장구 미착용 의료진과 접촉자를 대상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2세대 백신을 활용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A씨와 같은 비행기를 이용한 승객 중 '중위험 접촉자' 모두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다. 당국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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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원숭이두창 첫 확진…WHO "비상사태 선포 안 해"
영국에서 시작해 미국·유럽에서 주로 퍼지던 원숭이두창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싱가포르, 한국에 이어 대만에서도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24일 대만 보건당국은 독일에서 지난 20일 입국한 유학생이 원숭이두창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자는 발열, 인후통,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보였고, 당국은 이 환자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5명의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 중이다.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모니터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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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확산 추세에도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PHEIC)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현시점에서 이 사건은 WHO가 발령하는 최고 수준 경보인 PHEIC에 해당한다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병과 관련해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 'PHEIC'는 현재 코로나19에만 적용되고 있다.
다만, WHO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명백히 진화 중인 보건 위협"이라고 경고하면서 "상황을 모니터링 해 몇 주 후 비상사태 결정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증가율 추이, 사망률·입원율 추이, 변이 발생 등이 비상사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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