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준석, 윤 대통령 환송 행사 불참···대통령실과 불편 기류 탓 해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 최고위에선 모두발언 ‘패싱’

‘최고위 내 불만 우회적 표현’ 해석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배현진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을 환송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 대표의 불참을 두고 정치권에선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윤심’(尹心)에 다가가려는 이 대표와 당내 현안과 거리를 두려는 윤 대통령의 입장 차로 인한 불편한 기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윤 대통령을 배웅하러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찾았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배웅하러 가지 않고, 같은 시간에 열리는 최재형 의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다.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전을 환송하는 행사에 여당 대표가 빠지고 원내대표만 참석하는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측이 비공개 회동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보인 것과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 이달 중순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찬 회동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반면, 이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접견 일정을 외부에 유출한 적이 없다. 곤란한 상황”이라고 결이 다른 답을 내놨다. 정치권에선 징계 위기에 놓은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함께 하는 모습으로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윤 대통령은 여당 내 문제와 거리를 두려다 보니 생긴 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흐름 속에 대통령실이 여당 지도부의 배웅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이 대표의 환송 행사 참석이 어색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만찬 회동 여부에서 엇박자가 나면서 대통령실도 배웅 나오라 하기 어렵고, 이 대표도 오지 말라는데 가기 어렵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이번에 대통령께서 격식이나 이런 것을 갖추는 걸 좋아하지 않으시기에 가서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환송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제가 들은 공식통보”라며 “권 원내대표는 그래도 개인 자격으로 가보겠다고 한 것이고, 저는 대통령이 허례의식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데에 부합하지 않겠나 해서 안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면 윤리위 (징계) 때문에 밀어넣느라 갔다, 안 가면 대통령이 불편할까봐 안갔다(고 할 것)”라며 정치권의 해석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이후 네 차례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난 23일 혁신위의 역할을 강조하는 짧은 발언을 했을 뿐 다른 세 번의 회의에선 발언 없이 “할 말이 없다”고 권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무대에서 연속으로 발언을 하지 않는 데 대해 ‘무언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혁신위나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선출 등을 두고, 최고위 내에서 공격을 받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미덥·유설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