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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등급 거부 수준, 게임위 스팀에 성인용 게임 차단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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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물관리위원회 현판 (사진제공: 게임물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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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스팀에서 판매되는 성인용 게임에 대해 밸브 측에 국내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밸브 측은 요청을 수용해 게임 국내에서 스팀 공식 페이지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민원을 받아 관련 게임을 모니터링한 결과 국내 기준으로는 연령등급을 내줄 수 없는 ‘등급 거부’ 수준으로 판단되어 밸브 측에 차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상 게임은 해외 게임사 토치 스튜디오가 개발한 오크 마사지와 히미츠CP가 만든 인큐버스로, 성관계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게임이다. 두 제작사는 지난 26일과 27일에 각각 스팀 공식 페이지를 통해 한국 정부기관 요청으로 지역제한이 걸렸다고 밝혔다. 기존에 구매해 게임을 보유한 사람은 플레이할 수 있으나 스팀 공식 페이지 접속이 차단되어 국내에서 추가적으로 구매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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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 마사지(상)과 인큐버스(하) 스팀 버전 한국 지역제한 조치 관련 공지 (사진출처: 각 게임 스팀 공식 커뮤니티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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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게임위는 “기자 분께서 스팀에서 부적절한 게임이 유통되고 있다고 제보를 주셨고, 민원을 받아 내부적으로 모니터링을 한 결과 국내에서 등급분류를 한다고 해도 ‘등급 거부’ 수준이라 판단해서 스팀에 차단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음란물을 배포하는 것이 불법인데, 음란물 수준으로 판단됐다는 설명이다.

두 게임 중 오크 마사지는 개발사가 한국어를 공식으로 지원했으나, 인큐버스는 유저가 한국어 패치를 배포했다. 그간 게임위에서는 게임사가 한국어를 제공할 경우 국내 유저에게 게임을 판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왔는데, 이번에 지역제한이 걸린 게임 중에는 유저 한국어 패치를 제공하는 타이틀도 포함되어 있어 ‘유저 한국어 패치’도 게임사가 국내에 게임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것이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이에 대해 게임위는 “유저 한국어 패치는 게임을 좀 더 편하게 즐기기 위해 유저가 스스로 제작해서 다른 유저들에게 배포하는 것이기에, 게임사가 국내에 게임을 판매하려는 의도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라며 “이번 건은 한국어 제공 여부와 관계 없이 국내 기준으로 ‘등급 거부’ 수준이라 판명되어 차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민원이 접수된 것 외에 추가적으로 스팀에 유통되는 게임을 모니터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 유통되는 게임은 심의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율심의 자격을 획득한 사업자가 심의해서 판매하는 자율심의가 활성화되며 기존보다 문턱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앞서 이야기한 구글, 애플은 물론 MS, 소니, 닌텐도 등 콘솔 플랫폼 3사, PC 게임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 등이 자율심의 자격을 얻어 게임을 자체 심의해 유통 중이다.

게임위는 밸브 측에도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 획득을 요청 중이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게임위는 “개별 게임에 대한 요청에 대해서는 협조적이지만, (자율심의 사업자 관련해서는) 답변이 없다”라며 “스팀의 경우 국제게임등급분류 연합인 IARC(International Age Rating Coalition)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독립적인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게임 외에도 스팀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은 직접적인 성행위를 묘사한 성인용 게임이 다수 존재하며, 일부 게임은 모자이크를 제거하는 후속패치를 우회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스팀의 경우 유저 본인이 출생년도를 입력해서 상점 페이지에 접속하는 방식이라 미성년자에게 게임이 노출될 우려가 높다.

게임위에서도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스팀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가 많고 현재 인력 규모로는 자율심의 사업자가 진행한 등급분류 결과도 전수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실정이라 스팀까지 살펴볼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게임 등급분류에서 회색지대로 남아 있는 스팀, 그리고 밸브 측의 추가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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