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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여당 “MB 형집행정지돼 다행”…여권 내 ‘사면 기대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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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명박


수원지검이 28일 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의 3개월 형집행정지를 허가한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환영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친이계 출신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질병에 시달리는 고령의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형집행정지 결정은 국민 통합을 위한 결단일 것이고, 정치권도 진영 논리에 따른 극한 대결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선의 김기현 의원은 “정치보복 악습을 끊고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사면 조치도 조속히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이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보특보를 지낸 조해진 의원은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결자해지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형집행정지가 허가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면이 아니라) 병 치료 때문에 시한을 정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지만 혹여라도 사면으로 이어지는 것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번 형집행정지 허가로 윤석열 대통령이 8월 15일 광복절 특사 대상에 이 전 대통령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형집행정지 기간이 3개월로 제한됐다고 하더라도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고령임을 고려하면 특사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고령의 전직 대통령을 3개월 뒤 다시 수감하는 것은 인지상정에 어긋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뇨합병증 등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이 전 대통령은 형집행정지 허가 이후에도 당분간 병원에 머물며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통해 “이십몇 년을 수감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 과거의 전례를 비춰서라도”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던 만큼, 윤 대통령이 사면을 긍정 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핵심 그룹에서도 “전직 대통령 두 분 중 한 분은 사면됐는데, 다른 한 분을 그대로 둔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권성동 원내대표)는 의견이 분출했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민 여론 수렴 등의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복절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사면 대상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 여론을 듣는 과정을 거쳐 ‘7월 말 8월 초’ 정도는 돼야 본격 검토가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경우 국민통합 차원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한 야권 인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특사 대상에 대해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손국희·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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