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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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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G7 제재에 석유 감산 보복 가능성...JP모건 "유가 3배 급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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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 공급 줄인 데 이어 석유 감산 가능성
석유 수출 줄여도 재정 넉넉해 러시아는 여유
반면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경제는 큰 타격
한국일보

지난달 1일 독일 뮌헨의 한 주유소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기름을 넣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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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선 보복으로 천연가스에 이어 원유 공급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러시아가 원유 감산까지 나설 경우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으며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유럽 국가의 결속 흔들기 위해 에너지 가격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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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ㆍ기후보호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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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독일 주간지인 디차이트 후원으로 열린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행 가스 공급 감축을 넘어 완전 중단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며 “유럽 국가의 결속을 흔들기 위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달 1일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2개 라인을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겨냥한 보복으로 보는 게 일반적 분위기여서 러시아가 이번 임시 중단을 시작으로 조만간 완전 중단을 결정할 거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이미 지난달 16일부터 설비 수리를 이유로 독일로 보내는 가스 공급을 60% 축소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는 독일은 물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키아 등의 유럽 국가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감축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난방 가스 수요가 폭증하는 올 겨울철에 유럽 국가들에선 일부 산업을 가동 중단하는 등 큰 에너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G7의 원유 가격 상한제 추진에 감산으로 보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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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모습. 루브민=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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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대규모 감산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원유 수출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재를 강화하려는 G7에 오히려 타격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G7은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허용하되 가격 상한을 정해 러시아의 판매 수익을 줄이기 위해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JP모건은 유가 상한제에 대해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분명하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라면서 "현재 국제 원유시장의 빠듯한 수급 상황은 러시아의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000만 배럴 정도로 전 세계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러시아는 재정 여건이 양호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절반인 500만 배럴 감축해, 수출액이 줄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점을 이용해 러시아가 원유 생산량을 줄일 경우 '가격 상한제'를 무력화시키면서도 오히려 원유 가격을 끌어올려 G7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JP모건은 러시아가 하루 생산량을 300만 배럴 줄이면 현재 배럴당 111달러 수준인 유가가 19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하루 생산량을 500만 배럴 줄이면 유가는 현재의 3배 수준인 38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을 것으로도 우려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너태샤 커니버는 “러시아의 보복으로 유가가 치솟을 경우 세계 경제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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