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증권가, 올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 3조 하향···조선사, 컨선 발주 63% 급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高에 하반기 실적악화 우려

스마트폰·가전·PC 등 부진 관측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도 악재 전망

조선업은 원자재 등 비용절감 사활

車·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감소에

철강사, 해외법인 정리 등 자구책

국내 산업계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高) 현상에 둘러싸여 올 하반기에도 실적 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전자 제품을 비롯한 전방 제품 수요가 꺾이면서 화학·조선·철강 등 후방 산업계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얼마나 장기화하는지가 실적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수요 부진 등 복합 위기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실적 눈높이가 점차 내려가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76조 8074억 원, 영업이익은 14조 5270억 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16.6% 늘어났지만 한 달 전 증권가 전망치(매출 78조 6425억 원, 영업이익 15조 3952억 원)보다는 상당히 하향 조정된 수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성품) 판매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실적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4월 말 기준 약 63조 원에서 6월 말 기준 60조 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약세로 3분기부터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경고 등을 켠 업체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회사 실적 발표회를 열고 6~8월 매출 전망치가 72억 달러라고 밝혔다. 증권가 추정치인 91억 4000만 달러에 비해 21.2%나 낮은 수치다. 마이크론 측은 세계 각국 스마트폰·PC 판매량이 예상했던 것보다 감소하고 있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추세에 따라 그간 계획했던 설비 투자까지 줄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하반기부터 전자 기기와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은 다양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PC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9.5%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란짓 아트왈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격변, 높은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으로 수요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범용으로 쓰이는 128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메모리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 11개월 만에 3.01% 내린 4.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철강 업종의 하반기 실적도 고꾸라질 위기에 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4%,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이익 감소는 자동차·건설·조선 등 전방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철강 수요 역시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유통 열연 제품 가격은 4월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이에 철강사들은 유휴 자산 정리나 부실한 해외 법인 매각 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조선 업계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글로벌 발주량이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 5월 전 세계 컨테이너 발주량은 전년 대비 63% 줄었다. 이에 조선사들도 다른 선종보다 LNG선 수주를 집중하고 하반기 원활한 원자재 수급을 통한 비용 절감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제품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과잉 공급으로 적자를 볼 정도로 시황이 나빠졌다. 올해 글로벌 에틸렌 증설 물량은 1294만 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억 550만 톤으로 추정됐다. 중국이 봉쇄 정책을 다시 단행할 경우 시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석유화학 업계는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 사업 위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 제품 수요가 개선되려면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돼야 하는데 올 하반기에 다시 재확산 우려가 여전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경우 원자재 수입 비용은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강해령 기자 hr@sedaily.com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