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71일 남은 수시, 100쪽짜리 입시요강 막막하다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시모집 어디까지 알고 있니

최신 입시요강 내려받은 뒤

전형별 모집단위 확인하고

교과·종합 등 충원율 고려

‘수능 최저’ 가능 여부 예상해봐

‘나만의 대학 전형표’ 만들어야


한겨레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9월13일부터 17일까지다. ‘미니 수능’이라 불리는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끝나면서 고3 학생들은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9월2일 서울의 한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준비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말 끝나고 후련하긴 해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구나 싶고요. 수시 준비 들어가야 하니 마음은 더 조급해졌죠. ㄱ대학에 가고 싶은데 입시요강만 100쪽이 넘더라고요. 용어도 생소하고 복잡해 보이는 표 때문에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고3 김정현군은 지난주 기말고사가 끝난 뒤부터 희망 대학 누리집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에서 손품을 팔고 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202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7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대학이 수시모집 요강을 확정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_______

9월13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9월13일부터 17일까지다. 수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은 ‘6개의 카드’를 쓸 수 있다. ‘미니 수능’이라 불리는 6월 모평(전국연합학력평가)이 끝나면서 고3 학생들은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마음속에 담아둔 몇 개의 대학들이 나가고 새로운 대학을 알아보는 시기가 지금이다.

대학이 발표하는 수시모집 요강은 학생 선발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100쪽 가까이 되는 모집 요강에서 어떤 것들을 어떻게 살펴야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지 우연철 소장(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병진 소장(이투스 교육연구소)과 함께 알아봤다.

_______

지난해와 달라진 점부터 찾자


관심 있는 대학 누리집에 접속해 최신 입시요강을 내려받은 뒤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지난해 입시요강과 달라진 점부터 찾아야 한다. ‘전형 요약 및 주요사항’은 각 전형의 포인트를 비롯해 지난해와 달라진 변경사항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예를 들어 연세대 수시 요강에 담긴 전형 요약 및 전년 대비 주요 변경사항을 보면,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로 엘지(LG)디스플레이와의 협약에 의해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정원 30명)를 신설하고 인공지능학과 선발 인원을 늘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처럼 주요 사항을 통해 지난해 대비 달라진 점, 알아두어야 할 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모집단위가 개설돼 있는지, 어떤 전형으로 선발하고 모집 인원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은 대입 수시 준비의 기본이다. 입시요강을 눈으로만 훑지 말고, 반드시 노트에 차근차근 적어가며 보길 권한다.

경희대의 경우 지난해 학생부교과전형으로는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던 의예과, 한의예과, 치의예과, 약학과가 올해는 교과전형으로도 모집한다. 대신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을 축소했다. 우 소장은 “이처럼 전년도와 모집 인원의 차이가 있는 경우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에 영향을 미치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선발 인원까지 확인하며 원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시 원서접수 일정이나 서류 제출 시기 등은 대학별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일정 가운데 반드시 확인하고 메모해두어야 하는 것은 대학별 고사나 면접 일정이다.

해당 일정을 수능 전에 치르는지, 수능 후에 진행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능 전 고사의 경우 수험생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반대로 준비가 잘되어 있어 부담이 덜한 수험생이라면 수능 전 고사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려대의 경우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이라도 학업우수형의 면접은 수능 후에 치르지만 계열적합형의 면접은 수능 전에 치른다.

목표 대학들의 일정을 비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많은 대학이 대학별 고사나 면접을 주말에 진행해 서로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국대, 경희대(일부 모집단위), 성균관대 등이 인문계열 논술전형을 수능 직후인 11월19일에 실시한다. 이처럼 일정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각 대학의 출제 경향 등을 미리 파악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대학에 집중하는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_______

내가 정말 여기 지원할 수 있을까


입시요강에서 ‘지원자격’을 톺아보며 내가 정말 해당 전형에 맞는 대상인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학교장 추천이 필요하거나 학생부 교과 성적이 정량적으로 반영되는 전형의 경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국외고, 일반·종합고의 전문계반 등 학생부 성적 체계가 다른 고교 출신들의 지원을 제한하고 있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졸업 시기에 따라서도 지원자격이 달라진다. 중앙대 지역균형, 이화여대 고교추천, 한양대 지역균형발전 전형은 졸업생도 지원할 수 있으나 재수생까지만 지원하도록 제한을 둔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비롯해 서강대 고교장추천, 경희대 지역균형, 성균관대 학교장추천, 연세대 추천형에는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격이 원서접수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최종 합격의 필수 조건이 된다. 지원자격이 안 되면 지원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원서접수 이후 수능을 치른 뒤에나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6회로 제한된 수시 지원 기회를 허비하게 될 수도 있다. 수험생들은 대학의 전형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하고, 본인의 모의평가 성적을 통해 수능 최저기준 충족 여부를 예상해 보며 지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

한겨레

지난 3월24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치르기 전 복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_______

대학별 점수 산출 방식 확인해봐야


입시요강에서 ‘전형 방법’은 각 전형이 어떤 요소로 학생을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학생부종합전형인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 서류평가로 모집 정원의 3.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70%)과 면접 평가(30%)를 더해 최종 합격생을 선발한다. 한데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인 탐구형인재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평가한다.

성균관대는 논술우수전형 방법을 기존 논술 60%+학생부 40%에서 올해 논술 100%로 변경했다. 이렇듯 수시 요강을 통해 평가 요소, 요소별 반영 비율, 대학별 고사 실시 여부를 자세히 확인해야 하며, 이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의 평가를 진행하는 대학을 골라낼 수 있어야 한다.

입시요강의 ‘학생부 반영 방법’ 항목은 대학의 교과 및 비교과영역 반영 방법과 점수 산출 방식을 알려준다. 서울시립대는 전년도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석차등급이 산출되지 않는 과목(진로선택과목 등)은 반영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진로선택과목을 10%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한국외대는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만 반영하되 등급환산점수 또는 원점수환산점수 중 상위값을 적용한다. 원점수가 90점 이상일 경우 1등급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들과 내신 산출 결과가 상당히 다를 수 있어 반드시 한국외대식 점수를 산출해봐야 한다.

우 소장은 “모집 요강의 전체 내용을 볼 필요는 없다. 첫 페이지 목차를 확인한 뒤 모집 요강 안의 많은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을 찾아 나만의 대학 전형표를 만들면서 희망 대학과 경쟁 대학의 선발 인원, 선발 방식, 전형 일정 등을 비교한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대입 전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_______

수시 전형별 충원율도 알아보자


현재 대학교 1학년들이 입시를 치른 전년도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인원이 줄고 학생부교과전형이 신설되거나 선발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지원 경향과 경쟁률에 큰 변화가 생겼다.

선발 인원이 늘었으니 합격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에 소신 지원한 수험생들이 많아지면서 교과전형의 경쟁률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각 대학 입학처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전년도 입시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수시모집 전형별 충원율도 함께 참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교과전형 선발 인원 증가와 함께 전체적인 경쟁률도 증가했다는 점, 교과전형의 특성상 중복 합격자가 많아 다른 대학으로의 이동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충원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2022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은 충원율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2022학년도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전체 선발 인원은 1만4269명으로 전년 대비 3955명이 감소했고, 충원 인원은 8621명이 감소한 1만9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우 소장은 “전형별 특징과 선발 인원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입시 결과는 달라진다. 수험생이 체감한 입시 결과가 여러 경로를 통해 퍼져나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지원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수험생들은 충원율이나 성적이 ‘오를 것이다, 내릴 것이다’와 같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입시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실제 입시 결과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판단해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