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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韓조선업, 상반기 수주 '세계1위' 탈환…중국 어떻게 제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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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의 한 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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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가 올 상반기 중국을 제치고 4년 만에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고부가·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가운데, 하반기에도 수주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53만CGT 중 45.5%(979만CGT)를 수주하면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수주 금액(265억 달러)도 47%를 차지하며 역시 1위에 올랐다. 반면 중국은 수주량(43%), 수주 금액(40%) 모두 한국에 밀린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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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선 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수주량 규모도 예년보다 매우 큰 편이다. 코로나19로 밀렸던 조선 수요가 집중되면서 선박 발주도 급증한 지난해를 빼면 2011년 상반기 이후 최고치다. 다만 하반기 실적은 2018년 이후 꾸준히 1위를 지키다 지난해 중국에 밀려 2위가 된 상황이다. 권혜진 산업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해운 시황이 계속 좋은 게 수주량 호조에 크게 작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을 누른 건 대형 LNG운반선·컨테이너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덕이 크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을 내세워 전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 1114만CGT 가운데 62%(692만CGT)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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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중인 LPG 운반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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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타르 LNG운반선 건조 계약,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LNG 수요 증가 등으로 대형 LNG운반선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 이 배에서만 전 세계 발주량의 71%(63척)를 수주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운 운임 강세로 발주가 꾸준히 이어진 대형 컨테이너선도 전체 발주량의 43%를 가져왔다.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필요성이 커지는 친환경 선박도 국내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은 주로 LNG와 LPG, 메탄올 등을 연료로 쓰는 배를 말한다. 이들 선박의 전 세계 발주량 58%를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특히 전 세계 발주 물량 가운데 친환경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34.1%를 거쳐 올 상반기 63.7%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주량 중 친환경 선박 비율도 2020년 59.4%에서 올 상반기 81.5%로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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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간 상반기 기준 수주 실적.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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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진 과장은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려면 해운사 등도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한다. 작년에 해운업계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운임료도 오르고 현금도 많이 쌓아뒀다. 그래서 올해 상반기 들어 친환경 선박을 더 많이 발주할 여력이 생겼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환경 규제 등으로 친환경 선박 비중이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수주 물량이 꾸준히 이어지다 보니 한국 업체들도 일거리를 넉넉히 쌓아두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6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3508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는 2025년이나 2026년까지 도크 예약이 채워진 상태다.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도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이 나란히 1~4위를 차지했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에도 국내 수주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추가 발주가 예정된 카타르발(發) LNG 운반선 등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해운 업계 전망이 밝은 것도 조선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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