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본점.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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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대환 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사업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시중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환 대출 플랫폼 사업이 핀테크 기업엔 새로운 대출 손님을 끌어들일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시중은행은 “실익이 없다”고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논의가 중단됐던 대환 대출 플랫폼 사업이 다시 추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환 대출 플랫폼은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대출 상품 금리를 한 곳에서 비교하고, 비대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원스톱 플랫폼이다. 현재는 대환을 신청할 때 서류를 들고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금융당국을 향해 “금리 상승기에 (금융 소비자들을) 우선적으로 도와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고금리에서 저금리 상품으로 더 쉽게 대출을 옮겨갈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 구축을 위해 금융권의 의견을 신속하게 수렴하고 신속하게 시스템 구축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6일 ‘원스톱 대출 이동제 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환 대출 플랫폼 도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환 대출 플랫폼 도입을 금융권과 논의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핀테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중단됐다. 시중은행은 금리 경쟁에서 핀테크에 밀리면 대출 손님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여부도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쟁점이다.
A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 플랫폼이 생기면 차주들의 중도상환이 수시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이 마케팅을 위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하면 시중은행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존의 프레임을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 플랫폼 사업이 시작돼 모든 은행 상품이 그곳에 올라가게 되면, 손님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빡빡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대환 대출 플랫폼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수수료 문제 등에 대해 핀테크와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과정에 진통이 뒤따르면 논의가 더디게 진척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토스뱅크가 ‘카드론 대환 대출 서비스’의 대상 카드사를 확대하기로 했다가, 고객 이탈을 우려한 카드사의 반발에 사업을 잠정 중단한 사례가 있다.
C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방향을 결정하면 시중은행은 따를 수밖에 없다”며 “논의를 지켜보면서, 내부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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