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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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럴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 청정에너지 등의 미국 내 제조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2022년부터 발효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IRA를 거세게 비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테슬라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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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또 배터리 셀 생산 시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 생산 시 kWh당 45달러를 지급하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준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는 수령 요건이 까다로운 IRA 보조금 수혜를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에 배터리 공장 건설과 증설을 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실제로 IRA가 폐지되면 국내 기업들의 사업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특히 AMPC로 영업이익을 간신히 메우고 있는 배터리 업체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12.09%), POSCO홀딩스(-10.48%), 삼성SDI(-6.81%), 에코프로비엠(-7.85%) 등이 줄줄이 폭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IRA는 전기차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가이드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법을 폐지하려면 다시 의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IRA 법 자체는 전면 폐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IRA 수혜주’들의 연방 상하원 의원 대부분이 공화당 소속인 데다 일부는 공개적으로 IRA 폐기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초 IRA에 반대했던 엑슨모빌·옥시덴탈 등 석유 기업들이 이례적으로 IRA 폐지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IRA가 자신들의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십억달러의 세금공제 혜택을 지원하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IRA 보조금 관련 폐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정부는 업종별 간담회 개최 등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으며 향후 미국 측과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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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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