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이틀 앞 정계 ‘패닉’
아베 SNS 계정에 애도글 연이어
제1야당 대표 “용납할 수 없는 일”
일본 도쿄에서 8일 시민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67) 피격 사실을 전하는 요미우리신문 호외판을 읽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1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위해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해상자위대원 출신 41세 남성이 쏜 총에 맞았으며 현재 심폐정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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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소식이 전해진 후 그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후 몇시간 만에 사망 보도가 나오면서 응원의 물결은 금세 추도의 물결로 바뀌었다. 아베 전 총리가 가장 최근 올린 게시물에는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설마 이렇게 사망할 줄은 몰랐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는 등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해당 게시물엔 2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상태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건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아베 전 총리가 가슴 부근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진에 “유세 연설을 하는 국회의원이 총에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사진에 “도대체 누구냐”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등 분노를 표출한 트윗들도 이어졌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베 전 총리의 유지를 잇자는 주장도 나왔다. “아베씨의 뜻을 이어가자. 헌법을 개정하자. 러시아와 중국 간첩들은 두들겨 쫓아내자. 일본 경제를 살리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며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글은 30분만에 수천번 리트윗됐다.
여야 정치인들은 일제히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트위터에 “(아베 전 총리의 피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밝혔다. 입헌민주당의 니시무라 지나미 간사장도 “민주국가인 일본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사건이 발생했다”며 “단호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야만적인 행동에 강한 분노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대표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저격은 “테러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 한 것이다.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인 행위”라 말했다.
참의원 선거가 이틀 남은 상황임에도 선거운동은 이번 사건으로 ‘일시중지’된 상태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참의원 선거 유세를 위해 전국 각지로 떠난 각료들에게 즉시 도쿄로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선거 유세를 취소했다. 일본유신회의 마쓰이 이치로 대표도 가두연설을 중지할 것이라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이 이날 후보들에게 “모든 선거 관련 활동을 중지하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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