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누마 이네지로 일본 사회당 위원장이 우익 단체 소년 야마구치 오토야로부터 공격 받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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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에 맞아 정계와 시민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과거 일본에서 벌어진 정치인 피습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본은 총기 규제가 엄격하지만 과거에도 정치인을 노린 총기 피습 사건이 있었다. 총이 아닌 칼을 범행 무기로 사용한 경우도 있다.
가장 최근 사건은 2007년 4월 17일 나가사키 시장 선거 기간 중 발생한 총격 사망이 있다. 4선을 목표로 하던 이토 이치나가 시장이 시내 선거 사무소 앞에서 야쿠자(폭력배) 남성이 쏜 권총에 맞아 이튿날 사망했다. 체포된 남성은 무기징역에 처했다.
2002년 10월에는 일본 민주당 소속 이시이 쇼기 중의원 의원이 도쿄도 세타가야구의 자택 앞에서 우익 단체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했다. 범인은 체포돼 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92년 3월에는 가네마루 신 자민당 자민당 부총재가 도치기현 아시카가시에서 우익 단체 남성으로부터 총격 위협을 받았다. 가네마루 부총재는 가까스로 피해 부상하지 않았다.
1960년 10월에는 일명 '도쿄 피습(Tokyo stabbing)'으로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아사누마 이네지로 사회당 위원장이 도쿄도 지요다구의 히비야 공연장에서 열린 3당수 연설회 연설 중에 단상 위로 뛰어올라온 우익 단체 소년(당시 17세) 야마구치 오토야가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사고는 TV에 생중계되면서 일본 전역에 충격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일본에서는 엄격한 총기 규제법 때문에 정치인이 총기에 의해 공격을 받는 일은 드물다"면서 "저명한 정치인이 총으로 암살된 것으로 알려진 마지막 사건은 2007년 나가사키 시장이 우익 단체 일원에 의해 총살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나라 AFP=뉴스1) 이유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서부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맞고 쓰러져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C)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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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후 3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아베 전 총리가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요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이 총격 사건은 민주주의를 토대로 하는 일본에서 용납될 수 없는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마츠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기자들에게 "이러한 야만적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등 집권 연정당에서는 "폭력은 절대 용서될 수 없다" "몹시 분노를 느낀다" 등 반응을 냈다. 이즈미 켄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허용되지 않는 만행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민주주의인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폭력은 안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격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41)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NHK는 야마가미가 경찰에 "아베에게 불만이 있었고 그를 죽이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HK는 복수의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2005년까지 3년간 해상 자위대원으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사이다이지 역에서 연설하던 도중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연설을 시작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현재 심폐 정지 상태로 심장 마사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에 의한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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