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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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일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8일 밤 공유한 노래 가사의 일부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가사 영상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가사 중 일부. 유튜브 채널 ‘IloveHangeul’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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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이 대표가 2018년 바른미래당 노원병 지역위원장이던 시절 ‘공천 파동’을 일으킨 안철수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당시 이 대표는 “다시는 누군가가 황당한 아집으로 우리가 같이 정치하는 동지들과 그 가족들의 선한 마음에 못을 박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노래 한 곡을 신청한다”라며 해당 노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누가 가사를 옮겼는지 인간의 탐욕에 대한 고찰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잘 풀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해당 노래를 공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날 밤 JTBC는 징계 처분의 결정적 근거가 된 ‘7억 원 투자 유치 각서’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보도한 바 있다.

이 각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제보자인 장 모 씨에게 작성해 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이 대표와 무관한 각서”라고 주장했다.

JTBC는 장 씨의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이 각서가 ‘윗선’으로 지목된 윤 후보 측 인사 윤 모 씨에게 전달된 다음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활용됐다고 했다. 장 씨는 “안철수와 합당한 것도 안철수한테 그걸(투자 각서) 보여줘서 합당된 것”이라며 “이준석이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 그러니까 안철수도 합당해라(라는 식으로 설득하는 카드였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등 의미심장한 가사가 포함된 노래를 공유하며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추측된다.

공유된 영상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힘들지만 같이 이겨내자” “항상 응원합니다”라는 등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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