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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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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내년 국내 첫 중입자 치료 시스템 가동, 난치암 환자 생존율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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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익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중앙일보

이익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치료 기술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며 암 치료의 적용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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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는 수술·항암과 함께 암 극복에 없어선 안 될 치료법이다. 인체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적은 부작용으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연세암병원은 국내 방사선 치료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2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첫 치료 사례가 나왔고, 2023년부턴 ‘꿈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가 첫선을 보인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익재 교수에게 최신의 방사선 치료법을 물었다.

Q : -방사선 치료의 역사가 얼마나 됐나.

“사료를 찾아본 결과, 국내에는 192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목 부위에 커다란 육종암이 재발한 여성 환자에게 수술과 함께 두 차례의 방사선 치료로 완치한 기록이 최초 사례다. 이후 본격적인 방사선 암 치료가 시작되면서 지금은 치료 실적과 장비 보유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컴퓨터와 IT 기술의 발전으로 방사선 치료의 정밀도·정확도가 크게 향상돼 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Q : -방사선 암 치료의 장점은 뭔가.

“방사선 치료는 말 그대로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의 생존에 필수적 기관인 DNA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줘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다. 암세포 주변의 정상 세포는 방사선에 노출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력을 보인다. 그러나 암세포는 회복력이 부족해 수차례 이어지는 방사선 조사에 파괴돼 결국 사멸한다. 암 조직을 없애면서도 장기를 보존해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찍는 것처럼 누워서 치료를 받고 통증도 없다.”

Q : -어떤 경우 방사선 암 치료를 하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암 수술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잔존 암세포를 제거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초기 암이지만 고령자처럼 수술하기 어려운 경우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암세포 제거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암 수술을 하기 전 암의 크기를 줄이거나 암이 전이돼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가 활용된다. 최근엔 전이암 개수가 5개 이하인 소수 전이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 치료제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경우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면서 암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적용 범위가 더 넓어졌다.”

Q : -중입자 치료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연세암병원은 2023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환자 몸속의 암세포에 조사하는 치료기다. 중입자는 일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한번에 방출하고 방출 전후엔 조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브래그 피크’라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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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설치가 완료돼 시험 가동 중인 연세암병원의 중입자 치료기 모습.




Q : -중입자 치료의 차별점은 뭔가.

“기존의 방사선 치료보다 암세포는 훨씬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반면, 중입자가 지나가는 정상 조직의 손상은 적어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적다. 정상 조직에 영향이 덜해 이차암 발생 가능성도 상당히 적다. 기존의 X선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는 산소가 적은 환경에선 암세포의 DNA를 효과적으로 파괴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 주변의 산소량이 적더라도 암 조직을 사멸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 결과 기존의 방사선 치료보다 2.5~3배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립샘암·간암·췌장암·육종 등 각종 난치성 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 -치료에 대한 오해가 아직 많은가.

“방사선 치료를 막연히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의료용 방사선은 환자의 몸을 투과하며 암세포에 고에너지를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체내에 쌓이지 않고 주변 사람이 피폭될 위험도 없다. 연세암병원은?방사선 치료와 함께하는 암 극복의 여정?이란 기획 단행본을 출간해 이런 오해를 해소하고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의료진들이 읽기 쉽게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방사선 치료에 관심 있는 환자·보호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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