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출시를 공식화했다. 5만원대에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1인 가구를 겨냥해 3만원대 온라인 전용 요금제까지 구성하는 등 총 5가지 안을 제출했다. 기존 10GB 이하 혹은 100GB 이상의 '모 아니면 도' 식 요금제에서 벗어나 소비자 선택권을 확실히 넓히겠다는 취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1인 가구를 겨냥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2종과 일반 요금제 3종까지 총 5가지 방안을 담은 5G 중간요금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반 요금제에는 5만9000원대 요금제에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등이 포함됐다. 이날 오후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 상견례를 앞두고 이뤄진 조치다.
지배적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나 약관에 대해 유보신고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신청을 받은 과기정통부가 공정 경쟁 저해 여부를 살핀 다음 15일 안에 이를 수리하거나 반려한다. SK텔레콤이 사전에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요금제를 제출한 만큼 반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해당 제출안이 정상 수리되면 다음달 초 5G 중간요금제가 소비자와 만나게 된다.
이번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 발표는 새 정부의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 발을 맞추는 행보다. 정부는 5G 가입자가 증가함에 따라 통신비 부담 절감을 위해 올 3분기부터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10~12GB(5만5000원)와 110~150GB(6만9000~7만9000원)로 분절돼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5G 요금제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매달 23~27GB 데이터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요금제가 실제 수요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110GB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와 함께 기존 요금제에 대한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요금 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내놓은 만큼 나머지 사업자들 역시 비슷한 가격(5만9000원) 선에서 데이터를 24~27GB로 조정하는 형태의 중간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취임 후 첫 상견례를 했다. 이 장관은 5G 중간요금제 논의 외에도 통신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한 탄소배출 규제 완화 등 업계 건의 사항을 수렴했다. 3사 CEO들은 통신 시장의 특수성을 환기시키며 탄소배출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성을 호소했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로 5G망이 구축될수록 에너지 수요가 커지는 상충적 현실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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