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 "통일교가 비난 받길 원했다"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10일 일본 나라현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그는 불만을 품은 종교 단체(통일교)에 아베 전 총리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나라=AP 교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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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쏘아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의 어머니가 사과했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1998년 통일교 신자가 된 후 집과 땅을 팔아 거액을 헌금하고 파산했다고 14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이 때문에 통일교에 원한을 품었고, 통일교가 설립한 단체의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요미우리신문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아들이 큰 사건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통일교에 총 1억 엔(약 9억4,000만 원) 이상을 헌금했다고 알려진 어머니는 통일교를 비판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친척 집에 머물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통일교 신자가 된 후 남편의 사망으로 나온 보험금 5,000만 엔과 상속 받은 토지, 가족이 살던 집 등을 팔아 헌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파산한 뒤에도 헌금을 계속해 헌금 총액이 1억 엔이 넘는다고 친족 등은 증언했다. 통일교는 “헌금 총액은 조사 중”이라며 “2005년부터 약 10년간 낸 5,000만 엔은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종교 활동에 심취하여 거액을 헌금해 파산했다”면서 통일교에 원한을 품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2019년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화염병을 들고 습격하려 했지만, 집회 장소에 들어가지 못해 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통일교 인사의 일본 방문이 끊겨 접촉이 어려워지자 아베 전 총리로 목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야마가미는 지난해 9월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가 설립한 단체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인터넷으로 보고 “(통일교가) 아베와 연결이 있다고 생각해 죽여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그는 또 “아베를 습격하면 통일교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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