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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과몰입 이용자 대부분은 2년차에는 선용군과 과몰입위험군, 일반이용군으로 이동했습니다. 게임이용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과몰입과 비과몰입 집단을 구분하는 요인이라기보다는 다른 행동을 구분하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게임 이용 시간의 증가가 과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또 과몰입과 같은 문제적 게임 행동은 1년 이상 지속되지 않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성대 행정학과 조문석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자 패널연구·임상의학 코호트 연구 2개년 결과발표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조 교수의 발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5개년에 걸쳐 진행되는 ‘게임 이용자 패널 연구’의 2차년도 내용을 담았다. 해당 연구는 기존 횡단면적인 조사설계 방식으로 행동변화에 추적관찰이 제한된 연구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전제 아래 수행된 연구들의 확증편향된 결과 도출 시도에서 벗어나 게임 이용의 대한 다각적인 특성 파악을 위해 마련됐다.
조 교수는 “기존 연구는 횡단면적인 조사에 불과했고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연구해 충실하지 못했다”라며 “그동안 중독과 과몰입에 매몰돼 다른 특성을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기에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2500명의 패널 모집을 목표로 시작됐다. 실제로는 대조군을 포함한 초중고등학생 및 성일 패널 약 2700명을 모았다. 1차년도는 2793명, 2차년도는 2657명으로 패널 유지율은 95.1%였다. 발표에 활용된 연구결과는 2021년 7월 7일부터 2022년 1월 31일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그 결과 아동청소년과 성인 모두 1차년도에 과몰입군이었던 이용자들이 2차년도에는 일반이용자군과 선용군, 과몰입위험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아동청소년층은 모두 다른 이용자군으로 이동했고 다른 계층의 이용자들이 2차년도 과몰입군에 새롭게 합류했다. 성인층도 1명만 과몰입군을 유지하고 모두 다른 집단으로 이동했다.
특히 게임이용시간의 증가가 과몰입과 비과몰입 진단을 구분하는 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이용시간은 모든 집단에서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1차년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부분은 과몰입군에서 이탈한 응답자의 경우 주중 게임이용시간이 평균 0.15시간 감소한 반면 과몰입군으로 새로 진입한 응답자는 0.42 시간이 감소한 것이다. 주말 게임이용시간도 이탈자는 0.71시간 감소, 진입자는 1.19시간 감소해 오히려 새로 과몰입군에 합류한 이용자가 게임이용시간은 더 많이 줄어들었다.
조 교수는 “게임이용시간의 증가는 과몰입과 비과몰입 집단을 구분하는 요인이라기 보다는 일반이용자군과 선용군 등 나머지 유형의 구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였다”라며 “과몰입 여부에 상관없이 게임이용시간은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이용시간은 취침시간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되지 않았고 여가시간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과몰입군은 선용군, ?微穩�, 위험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게임을 즐겨 일반이용자군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이라면 게임이용장애는 1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데 성인 1명 빼고는 지속된 이가 없었다”라며 “대부분의 게임이용자는 일시적으로 문제를 겪어도 제3의 요인으로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으로 문제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 결과가 게임이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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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는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도 참석해 ‘게임 이용자 임상의학 연구’의 2년차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한 교수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과몰입 이용자의 뇌 특성이 주의력결핍행동장애군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게임이 뇌에 악영향을 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 교수 역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개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며 2020년에는 대학생 그룹, 2021년에는 중고교생 그룹을 연구했고 올해는 초등학생 그룹 연구 대상자를 모집중이다.
한 교수는 기존 게임 과몰입 집단과 일반 집단의 구분 방식을 벗어나 과몰입군(비선용, 문제군, 과몰입위험군(선용, 문제군), 일반사용자군(비선용, 정상군), 게임선용군(선용, 정상군)으로 구분했다. FSIQ, YIAS, K-AADHD 등 기존 척도를 활용한 검사와 두뇌의 MRI 촬영을 통해 각 집단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4개 집단의 뇌 활성화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사용자군에서 과몰입군으로 갈수록 연결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일반사용자군에 비해 과몰입군으로 갈수록 연결성이 떨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양상은 주의력결핍행동장애와 유사한 양상이라는 점이다. 한 교수는 발표에서 “각 집단의 이름을 빼고 사진만 보여주면 주의력결핍행동장애 양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과거 ‘게임뇌’라고 보여줬던 것이 사실은 관련 질환의 뇌가 모여 ‘게임뇌’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장유진 충북대 교육학과 교수, 권정민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금현수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 등이 참석해 토론했다.
장유진 교수는 “매년 게임이용자 관련 조사에 참여하는데 과몰입군의 경우 부모가 자신의 게임 이용에 대해 잘 모른다고 지각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부모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거나 감독을 받는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낮게 나타난 반면 선용군의 경우 자신의 게임 이용에 대해 부모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녀의 게임행동과 분명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됐다”라며 “이번 연구는 아동·청소년의 80% 이상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적 이용에만 초점을 둔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 의미가 크다. 게임 이용에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는 학생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과몰입 위험이 있는 아이들을 미리 가려내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이와 더불어 일상이 된 게임에 대해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게임을 통해 어떠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어떤 문제를 겪는지 등을 다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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