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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주 52시간제·저임금·하도급… 조선업계 고질병, 결국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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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가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장)을 불법 점거한 지 40일이 넘어가면서, 조선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청지회 파업이 저임금·주 52시간제·하도급 등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지회는 지난달 초부터 1독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임금 30% 인상, 사무실 제공 등 노조 활동 보장,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비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독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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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번 하청업체 노조가 파업에 나선 배경으로 꼽히는 저임금 문제는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안은 저임금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최근 5년간 하청노동자의 실질 임금이 30%가량 하락했으며, 최저임금 수준이라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저임금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조선 3사는 싼값에 해외에서 선박을 수주해왔다. 저가 수주를 해왔다는 뜻인데, 조선소들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남기기 위해 하도급 업체에 비용 부담을 떠넘겼다. 원청은 하청에 소위 ‘단가 후려치기’로 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하청업체가 다시 2차, 3차 재하도급 업체에 부담을 넘기면서 인건비가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 52시간제까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이 잔업과 특근으로 추가 수당을 받을 기회까지 사라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국 조선소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업무 강도는 센데, 한 달에 받아 가는 돈이 200만원이 안 돼 국내 건설 현장으로 떠나버렸다”고 말했다.

하청지회의 점거가 길어질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건조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파업으로 선박 3척의 진수 또는 건조 작업이 중단되면서 후속 작업까지 연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자칫 옥포조선소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누적된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액을 약 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하청지회에 불법행위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조선업이 회복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라며 “위법한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청지회가 점거를 중단하면 정부도 교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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