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에 이어 유행 가능성 충분…시기 겹치면 '단봉' 순차적이면 '쌍봉' 형태
"BA.2.75 유행 가능성 판단 자료 부족" 신중론도…델타 플러스도 조금 퍼지다 사라져
1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해외입국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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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사실상 기정사실이 되면서 이번 재유행이 어떤 형태와 강도로 나타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의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우세종으로 재유행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높지만 그보다 더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이 강할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하위 변이 'BA.2.75(일명 켄타우로스)'가 국내에서 확인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15일째 주간 더블링…BA.5 유행 주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6299명이 발생했다. 1주일 전(11일) 1만2681명 대비 1만3618명(107%) 증가하면서 지난 4일부터 15일째 '주간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BA.5와 BA.4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다. 연초 오미크론 대유행을 주도했던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5.1% 높고 기존 백신의 방어력이나 앞선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3배나 강하다.
미국에서는 이미 6월 말 BA.5가 우세종으로 전환돼 지난 9일 기준 점유율 65%를 차지했다. 12일 기준 국내 점유율은 35%(국내감염 23.7%, 해외유입 70%)를 차지해 1주일 전인 28.2%보다 6.8%p(포인트) 상승하는 등 곧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전망이다.
◇BA.2.75, BA.5에 이어 유행 가능…규모는 오미크론보단 작을 것 예상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BA.2.75는 BA.2에서 파생된 하위 변이다. BA.2.75는 인도에서 5월 26일 처음 발견된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100건이 넘게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14일 처음 확인됐다.
BA.2.75는 BA.5와 BA.4보다 면역 회피력이나 감염 전파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하위 변이보다 숙주세포를 감염시키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할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재 데이터를 보면 BA.2.75 유행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오미크론도 처음 BA.1이 유행하다 후반에 BA.2였다. 그렇게 두 개가 절묘한 시기에 겹치면 봉우리(유행 정점)가 하나가 나오는데 지금 속도로 봐서는 봉우리가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두 개로 나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다만 유행 규모에 대해선 "오미크론보다 커지긴 어려울 것 같다. 오미크론으로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일단 조금 더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정점은 하루 확진 62만명(3월17일)이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BA.5가 8월까지 유행하고 BA.2.75는 9~10월 유행하는 중 또 다른 신종 변이가 나올 수 있다. 유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BA.2.75 유행 가능성 속단 못해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BA.2.75 유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세포 실험으로 BA.5에 비해 감염력이 높게 나왔다고 해도 실제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BA.2.75 유행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유전자를 보면 전파력이 강할 개연성이 있지만 실제에선 아직 확산세가 크지 않다"며 "예전에 '델타 플러스'도 델타에 비해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몇몇 국가로 조금 퍼지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BA.2.75 유행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순 없다. 그는 "BA.2.75가 BA.5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변이수가 더 많아서 (유행)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유전자 변이 숫자보단 얼마나 조합이 잘되고 효율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지, 얼마나 숙주세포에 잘 부착하고 증식하는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5가 유행을 완전히 주도하게 되겠지만 BA.2.75는 아직 불확실하다. BA.5 와 BA.2.75가 같은 시기에 함께 유행한 지역이 거의 없다 보니 두 변이의 전파력을 직접 비교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엄 교수도 BA.2.75 추이에 주목했다. 그는 "BA.2.75가 BA.5보다 강한 전파력으로 BA.5를 이겨내면 BA.5 유행 정점에 이어 BA.2.75 유행 정점이 한 번 더 생기는 쌍봉 형태로 갈 수도 있다. 이때는 BA.2.75 정점이 BA.5와 비슷하거나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특히 "BA.2.75가 델타 변이가 나왔던 지역(인도)에서 나온 변이다 보니 델타 변이의 치명률과 관련된 유전자가 섞이기라도 했다면 아주 골치 아플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속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BA.2.75의 특성에 대한 실제 역학적 정보가 부족해 예측하기 어렵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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