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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코로나19' 6차 대유행

“변이에 가짜 음성 나올 수 있는데” 후퇴하는 PCR 허가 기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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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2개 이상 유전자 검출’ 조건 삭제

질병청·진단검사의학회는 “반드시 2개 이상”

전문가 “변이에 민감해 가짜음성 나올 수도”


한겨레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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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와 BA.2.75(켄타우로스) 등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제품의 허가 기준을 완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 현장에선 검체에 포함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하는 유전자 2개 이상을 증폭시켜 감염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규제당국이 ‘2개 이상의 유전자’ 검출을 권고한 허가 조건을 삭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출 유전자 개수를 줄이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가짜 음성이 나올 수 있는 등 진단검사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21일 식약처의 ‘코로나19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6차 개정본(7월12일 기준)을 보면, 유전자증폭법 기반 진단검사 제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2개 이상 검출을 권고한 항목이 사라졌다. 앞으론 1개의 코로나19 유전자만 검출하는 제품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검출 유전자를 2개에서 1개로 줄였을 때 변이 대응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2020년 12월부터 질병관리청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변이로 인한 가짜 음성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2개 이상 다른 유전자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진단검사를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그동안 새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국내 진단검사법은 코로나19 유전자 여러 부위를 동시에 확인하는 방법이라 변이로 확진 판정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해왔다. 식약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금은 초기 유행 상황과 달리 (코로나19) 풍토병화 가능성이 검토되는 상황”이라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동시 진단 제품 등 최신 제품 개발 동향을 반영하기 위해 기준을 개정한 것으로, 해외 규제와의 조화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제조사에 코로나19 유전자 검출 부담을 줄여주면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를 함께 검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유럽 규제기관도 검출 유전자 수를 따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이로 인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식약처는 새 가이드라인에서 오미크론 등 주요 변이 감별 자료를 요구하기로 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기호 세브란스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한군데만 변해도 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양성으로)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진단이 (제대로) 안돼 전파가 확산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진단검사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BA.5’ 등으로 (새롭게) 나오는 상황에선 이미 등장한 변이의 재유행보다 새로 나올 수 있는 변이 대응 전략이 중요한데, 기존 변이에 대한 대응력을 시험한다는 건 해결책이 못 된다”고 말했다.

한겨레

15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구청 안심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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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설명과 달리, 규제 완화가 국제 흐름에 맞는지도 의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유전자증폭 검사에서 1개 유전자만 검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지침은 변이 출현 이전인 2020년 3월에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개 유전자를 사용한 검사법이 새 변이를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반면, 여러 유전자를 활용한 검사법은 새로운 변이 등장에도 정확한 검사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논란이 된) 가이드라인은 지난달 27일 진단검사의학회 소속 의사 다수를 포함한 ‘체외진단기기 전문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며 “당시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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