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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e스포츠대회 우승 강민서 군 "게임엔 장애 구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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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4' 부문 우승…"e스포츠 활동으로 삶의 의미 발견"

연합뉴스

장애인e스포츠대회 디워 피파온라인4 부문 우승자 강민서군(오른쪽)
[강민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피파온라인4'를 하면서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기회가 생겼어요. 거기에 입상까지 하면서 자신감도 얻었죠."

중증 청각장애를 지닌 강민서(18) 군은 이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장애인e스포츠대회 디워'에서 축구 게임인 '피파온라인4'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강군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축구를 좋아하지만, 단체운동을 할 때는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같이 하는 것이 어려웠다"면서 "게임상에서도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파온라인4 선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에는 강군이 다니는 전남 영암 소림학교의 제형석 교사가 수어 통역을 위해 함께했다.

강군을 10년 전부터 봐온 제형석 교사는 강군이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에 두각을 나타내더니 순식간에 전남권 모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제 교사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전국대회에서 입상도 하고, 드디어 1등을 하는 순간까지 왔다"고 감격했다.

강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피파온라인4를 시작했다. 청각장애로 인해 강군에게는 다른 친구들보다 고된 훈련 과정이 필요했다.

강군은 "의사소통을 통한 훈련은 한계가 있었고 슛이나 패스 등이 처음에는 인지가 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훈련을 통해 키보드와 조이스틱의 조작 방법이나 감도를 익혔는데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강군은 "게임에서는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가 없다"며 "e스포츠 선수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제 교사 역시 한 손으로도 키보드를 조작할 수 있도록 게임 인터페이스를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연습만 충분히 한다면 장애인이라고 크게 불리한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제 교사는 "강군의 실력을 보면 비장애인과 견줘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실력만 놓고 보면) 장애 유무의 판별을 전혀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장애인e스포츠대회 디워 피파온라인4 부문 우승자 강민서군(왼쪽)
[화상 인터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게임을 향한 강군의 의지와 자신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선수단을 찾기는 어렵다고 한다.

강군은 우선 선수단에서 직원으로 일하기 위해 지난 29일 e스포츠아시아산업지원센터 취업 면접을 봤다. e스포츠 관련 일을 하면서 게임 연습을 병행하고, 이후 선수단이 생기면 선수로 활동할 방법을 모색해볼 계획이다.

제 교사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강군이 장애의 제약을 받지 않는 e스포츠라는 공간에서 지속해서 꿈을 꾸고 직업까지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이 취미 생활을 넘어 자기 계발을 하고 진로를 설정하기까지는 제도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윤화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은 "교육을 통해 적성을 개발하고 일자리로 연결되고 훈련하는 것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모두 분절돼 지속가능한 체계가 실질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비 3분의 1 수준인 장애인 복지 예산을 늘리고 중증장애인에 복지 및 재활 지원 외에도 취미 생활과 스포츠 사업 등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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