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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펠로시 의전 논란 ‘네 탓’ 공방...與 “국회의장 사과해야” VS 野 “부끄러운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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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돼…아마추어 외교”

박홍근 “외교당국서 최소한의 의전 예우 해야”

윤건영 “외교 기본을 어기는 ‘갈지자’ 행보 참 볼썽사납다”

권성동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게 원칙”

국회 측 “영접 않기로 사전 합의…불쾌했다니 이해 안 돼”

세계일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밤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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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전날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를 위한 의전 인력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지자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펠로시 의장이 공항 도착 후 의전 인력이 없어 불쾌해했다는 보도를 토대로 이 상황을 ‘의전 참사’라고 비난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를 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역할이라며 사실상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결례가 의전 참사로 이어지며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며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지만, 공항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가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 순방 일정으로 오는 것이긴 하겠지만 최소한 미국 의전 서열 3위 인물이 방한하는 것이고 우리 외교당국에서 최소한의 의전 예우를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 중인 박용진 후보도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말해놓고 미국 의전 서열 3위 하원의장이 내한하는데 한국 측에선 의전을 아무도 보내지 않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외치는 불통이고 내치는 불안하다. 하원의장이 도착한 시간에 연극 보고 뒤풀이하는 사진을 올린 그 순간이 불통 외교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의 기본을 어기는 ‘갈지자’ 행보가 참 볼썽사납다”며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고 진행해야 할 일을, 심지어 상대가 있는 외교를 이렇게 아마추어처럼 하다니. 저는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상의 전례가 그렇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3선(選)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의회에서 방문할 때 영접을 의회에서 나가서 한다. 그게 세계 공통의 의전 방식”이라며 “행정부에서 나가지 않은 것은 당연하고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펠로시 미 하원의장 공항 도착 시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때문에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하는 것인데 아무도 안 나갔다고 한다”며 “만약 우리 국회의장이 미국에 도착했는데 미국 의회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냉대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이고 대한민국 무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국회 측은 공항 영접을 하지 않기로 미국 측과 사전에 협의된 사안이며 펠로시 의장이 불쾌해했다는 언론보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미 의장 회담 일정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공항 영접을 안 나와서 불쾌해했다는 보도는 정확한 팩트인지 잘 모르겠다”며 “오늘 분위기로 봐서는 펠로시 의장이 불쾌해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영접의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이 아닌 김 의장과의 한미 의장 회담으로 방한한 것인 만큼 펠로시 의장의 우리측 파트너인 국회가 의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펠로시 의장의 국내 도착 시간이 늦은 시각이었고 일반 공항이 아닌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던 만큼 미국 측에서 의전을 거절했다고 국회 측은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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