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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르포] 고물가에 폭우까지…'엎친 데 덮친'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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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영업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에 이어서 크게 오른 물가로도 힘겨웠는데, 비 때문에 입게 된 피해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장서윤 기자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비는 잠시 그쳤지만, 물은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습니다.

[어미영/반찬집 직원 : 아직도 멀었어요. 이거(복구)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요.]

빗물에 잠겼던 냉장고는 망가졌고, 종이 상자와 의자들은 뒤엉킨 채로 길가에 쌓여있습니다.

옷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한현수/옷가게 운영 : 버려야죠. 이거 어떡해요. 다 썩어요, 며칠만 지나면. 곰팡이 펴서 도저히 못 입어요. 빨리 치워야 합니다.]

바로 앞 귀금속 가게, 고장난 시계를 드라이기로 말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이재열/귀금속 가게 운영 : 부품이라도 사용할 수 있을는지…답답하니까 하고 있는 거지. 이걸(고장난 시계) 꼭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하는 건 아니고.]

수십년 동안 기록해둔 장부의 잉크도 번졌습니다.

인근 식자재 마트, 얼핏 정리가 되어 가는 듯 보이지만, 지하로 내려와 보면 120평 가까이 되는 창고에 빗물에 젖었던 식자재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창고 반대편으로 왔는데요, 지금도 펌프로 물을 빼내고 있지만 바닥에는 물이 고여있습니다.

[장주영/식자재 마트 운영 : 물건값만 4억~5억원이에요. 물건값만, 냉장고 빼고. (복구할) 엄두도 안 나고, 앉아 있어도 앉아 있는 것 같지 않고, 서 있어도 서 있는 것 같지 않고…]

같은 날 오후, 취재진은 인천 미추홀구 제일시장에도 가봤습니다.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이점수 씨의 손발에는 밴드가 여러 개 붙어 있었습니다.

막힌 배수구를 손으로 뚫다 상처가 난 겁니다.

[이점수/야채 가게 운영 : 냉장고가 안 되니까 다 썩어 버리잖아. 그래서 다 버리고… 물가도 자꾸 올라가고 그러니까 장사가 더 힘든 거야. 장사꾼들 너무 힘들어.]

곱창집은 한때 전기가 나가면서 누전차단기까지 불에 타버렸습니다.

[김영식/곱창집 운영 : 어디서 뭐 지원해주지도 않고, 우리가 업주들이 이렇게 해야지. 한국전력에 아까도 전화했었는데 이런 거(누전 수리)는 안 된다고 하더라고.]

오늘(10일) 오전 기준 수도권 소재 전통시장 62곳, 점포 1320여 개에서 침수와 정전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왔지만, 고물가에 수해까지 3중고에 무너진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시장당 최대 1000만 원의 긴급복구비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의 금리로 최대 7000만 원까지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최지우)

장서윤 기자 , 김미란, 최대환,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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