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이준석, ‘분노의 눈물’ 흘리며 기자회견…“‘윤핵관’과 끝까지 싸울 것” [영상]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내 ‘선당후사’ 요구 정면 반박 “북한 같다”

“윤리위 징계는 당대표 축출 의도가 분명”

‘윤핵관’에게는 총선서 열세 지역 출마 요구

“가처분 기각돼도 윤핵관과 끝까지 싸울 것”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당과 윤석열 대통령,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낸 자신에게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선당후사’ 요구가 나오는 것을 두고 억울함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의 안위와 당의 안녕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일 것 같다”며 “북한에서 쓰는 ‘선당정치’라는 용어와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선당후사란 말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다”라며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X’, ‘저 새X’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했다.



아울러 “하지만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다”며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하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말하는 와중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눈물의 의미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지방 돌면서 당원을 만난 것밖에 없고 책 쓰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하더니만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한 분노의 의미”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당 윤리위원회가 자신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내린 것은 당대표 축출 의도가 분명한 징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리위 징계 이후 저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어차피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원칙 없이 정해진 징계수위인 만큼, 재심을 청구한다고 해도 당대표 축출의 목표가 선명한 그들의 뜻을 돌려세울 수 없었을 것이고,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다투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저는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다”며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 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에 의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도 이 대표는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 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론 결론은 당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며 “물론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윤핵관’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철규·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정재·박수영 의원 등을 지목하며 이들이 열세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 동력을 얻어서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그저 본인들이 우세 지역구에서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는 윤핵관과 호소인들이 열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윤핵관들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이상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취재진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자 “기각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당을 경영할 능력도,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희생양을 또다시 찾아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신성철 기자 ssc@segye.com,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