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日 각료 야스쿠니 신사 참배… 기시다내각 출범 후 처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베파 소속 니시무라 경제산업상

외교부 “깊은 실망과 유감” 밝혀

지난해 10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일본 각료가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것이 확인됐다.

NHK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사진) 일본 경제산업상이 8·15 종전기념일을 앞두고 13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千代田)구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사비로 다마구시료(玉串料)라는 공물료도 납부했다. 방명록에는 경산상이라는 정부 관직 대신에 ‘중의원(하원) 의원 니시무라 야스토시’라고 기재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신사 참배 후 NHK에 “영령의 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격을 받고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생각하며 앞으로 일본의 평화와 번영에 전력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정권에서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내각 출범 후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에 예대제(例大祭·제사)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기시다 총리와 각료 중 야스쿠니신사 참배자는 없었다.

일본 내에서도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정교(政敎)분리를 규정한 헌법 위반 논란을 낳는다. 야스쿠니신사는 법적으로 종교시설이기 때문이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으로 10일 개각에서 재입각했다. 아베 정권에서 경제재생상, 코로나19 담당상을 역임했으며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되어 있다. 2004년 10월17일 야스쿠니신사가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1869년 도쿄초혼사(招魂社) 건립 이래 신사의 제사 대상(신사 측 표현 제신수·祭神數)은 모두 246만6584주(柱)다. 이 중 내전 성격의 메이지(明治)유신(1868)과 세이난(西南)전쟁(1877)을 제외하면 절대다수인 99.4%(245만1862주)가 대외 전쟁이나 무력개입과 관련된 것이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니시무라 경산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도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대외 침략전쟁을 일으킨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으로,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며 “일본 정계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잘못된 태도를 다시 한 번 반영하는 것으로, 중국 측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종전 77주년인 15일에도 일본 현역 정치인이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할 것으로 보여 한·중 정부의 추가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경우에는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2013년 12월 현직 총리로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여 동아시아 관계가 크게 경색된 바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