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달 초쯤 김씨를 범인 도피 관련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필리핀 세부에 있는 한 카지노를 운영하며 실소유주인 김 회장에게 수익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그의 도피를 도운 의혹을 받는다. 필리핀에 머물던 김씨는 지난 5월 말 귀국했다가 출국 금지를 당한 뒤 경찰의 소환 요구에 따라 조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김 회장과 통화한 녹음 파일도 확보했다고 한다. 지난 3월 녹음된 파일에는 김씨가 김 회장, 필리핀에서 카지노 운영을 돕던 김 회장의 또 다른 측근인 석모씨와 단체 통화를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카지노 운영에 문제가 생기자 석씨에게 “카지노 문을 닫아라” “셔터 내려라” 등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석씨도 지난 5월 귀국했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뒤 도박 관련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영홍 회장은 라임 사건의 ‘진짜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외 리조트나 카지노 사업을 명분으로 라임 펀드에서 가장 많은 금액(3500억원)을 투자받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2019년 10월 해외로 도피했다. 라임 사건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 민주당 현직 의원 등에 대한 로비 의혹이 있었지만 김 회장의 해외 도피 등으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회장의 측근인 김씨 등을 몇 차례 더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친척 동생(김영홍)이 벌여 놓은 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통화를 몇 번 하게 된 것으로 도피를 도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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