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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민주당 김한규·김남국 의원실, 여성 보좌진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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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진 2607명 성비 분석

김한규 의원, 국회 여가위 소속

급수 높을수록 여성 비율 낮아져

“국회 보좌진 성비 상시 공개해야”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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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한규·김남국 의원실에는 여성 보좌진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인턴을 포함해 여성 보좌진이 ‘0명’인 의원은 이 둘 뿐이다. 국회 내 단단한 ‘유리천장’도 드러났다. 국회 보좌진 전체 여성 비율은 36%였지만, 가장 고위직인 보좌관은 그 비율이 13%로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여성 보좌관 비율이 6%에 그쳤다.

15일 국회 사무처가 <한겨레>에 공개한 국회의원 299명의 보좌진(휴직자·인턴 포함, 8일 기준) 현황을 보면, 2607명(4~9급상당과 인턴) 중 남성이 64%(1671명), 여성이 36%(936명)이었다. 직급이 낮을수록 여성 비중이 커졌다. 4급상당 보좌관은 남성 87%(518명), 여성 13%(75명)로 남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선임비서관(5급 상당)은 남성 75%(430명), 여성이 25%(141명)였다. 비서관(6급상당)은 남성 66%(188명), 여성 34%(96명), 비서관(7급상당)은 남성 58%(173명), 여성 42%(127명)였다. 8급상당 비서관부터 성비가 역전됐다. 비서관(8급상당)은 남성 42%(126명), 여성 58%(173명), 비서관(9급상당)은 남성 38%(110명), 여성 62%(180명)였다. 인턴은 남성이 47%(126명), 여성이 53%(144명)였다.

국민의힘 4급 보좌관 여성 비율 6%


국회의원 보좌진은 최대 9명으로 꾸려진다. 보좌관(4급상당)·선임비서관(5급상당) 각 2명, 비서관(6·7·8·9급상당) 각 1명 등 보좌직원 8명에 추가로 인턴을 1명 둘 수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급수가 높을수록 정무·정책 등 의사결정을 맡고 낮을수록 업무 보조를 하는 구조다. 의원실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보좌관은 정책과 예산, 지역구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선임비서관은 정책과 공보 관련 실무를 맡는다. 비서관은 정책과 수행, 행정 등 의원실 제반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보좌진이 전원 남성인 의원실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김남국 의원실 2곳이었다. 김한규 의원실은 보좌관(4급상당) 2명, 선임비서관(5급상당) 2명, 비서관 6·7·8·9급 상당이 1명씩 4명, 인턴 1명까지 9명 전원이 남성이었다. 김한규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김남국 의원실은 보좌관(4급상당) 2명, 비서관 6·7·8·9급 상당이 1명씩 4명, 인턴 1명 등 7명 전원이 남성이었다. 김남국 의원실은 이날 <한겨레>에 “이달 초까지 여성 선임비서관이 근무했다”고 알려왔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은 보좌관과 선임비서관, 비서관 등이 모두 남성이었고, 인턴 1명이 여성이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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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로 살펴보면, 정의당이 보좌진의 성별 격차가 가장 작았다. 정의당은 전체 보좌진 56명 중 57%(32명)가 남성, 43%(24명)가 여성이었다. 민주당은 전체 보좌진 1481명 중 63%(926명)가 남성, 37%(555명)가 여성이었다. 국민의힘은 전체 보좌진 989명 중 68%(675명)가 남성, 32%(314명)가 여성이었다.

의원실 138곳(민주당 67곳, 국민의힘 71곳)에는 책임자급인 4·5급 보좌진에 여성이 전혀 없었다. 국민의힘은 보좌관(4급상당) 여성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정당별 보좌관(4급상당) 성비를 살펴본 결과, 국민의힘은 남성 94%(212명), 여성 6%(14명)였다. 민주당은 남성 85%(286명), 여성 15%(51명), 정의당은 남성 67%(8명), 여성 33%(4명)였다.

“같은 상황이면 남자, 조금 더 떨어져도 남자”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 정치·조직 문화가 유리천장으로 작용해 여성 보좌진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6월 발행한 학술지 <여성연구>에 10년 이상 경력의 4·5급 여성 보좌진 11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담은 ‘국회 여성 보좌진의 조직경험과 반응전략에 관한 질적 연구’(김상숙·성민정)가 실렸다. 보고서는 여성 보좌진들이 성별에 따른 차별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인터뷰 참여자는 “같은 상황이면 이왕이면 남자, 조금 더 떨어져도 남자”라며 남성 보좌진을 선호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채용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배제 현상인 성별 가려내기가 나타났다. 남성 우대는 여전히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며, 타 의원실로의 이직이나 진급 또한 남성의 경우 더 빨랐다. 의원실을 총괄하는 남성 보좌관이 다수인 현실에서 동일한 성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책 <판을 까는 여자들>에서 ‘국회 보좌관은 왜 다 중년 남성일까’를 쓴 보좌진 출신 신민주 작가는 “결국 의원실 보좌진 인사는 국회의원이 한다. 그들이 얼마나 성인지감수성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 작가는 “국회의원은 선출직이니 성비가 어쩔 수 없이 공개되지만, 국회 보좌진의 성비는 상시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이것부터 공시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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