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안정적인 수익성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 이후에 꾸준히 5개 분기 흑자를 내면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가상자산 광풍'이 있어 흑자가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가상자산 투자 관심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수익성 안정화는 올해 가을로 준비하고 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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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후광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케이뱅크는 16일 지난 2분기 213억원의 순익을 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245억원 대비 12%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케이뱅크의 수신 규모와 비이자이익을 키운 가장 큰 배경인 가상자산 투자열기가 식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의 흑자 유지는 적극적인 마케팅에 더해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수익성 확보의 기본이 되는 대출자산은 지난 1분기 7조8100억원에서 2분기에는 8조7300억원으로 92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의 문턱이 높아져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 잔액이 정체된 것과 비교하면 대출자산 성장세가 가팔랐던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 717만명이던 고객 수가 상반기 말에는 783만명으로 66만명 증가했다"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아파트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으며 올해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도 내놨다.
이와 동시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주문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늘린 것도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24%로 지난 1분기 20.2%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중·저신용자의 경우 고신용자 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는 창구다.
대출자산의 성장,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을 바탕으로 케이뱅크의 이자이익도 증가세를 탔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897억원으로 1분기 824억원과 비교해도 8.8%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 2.34%와 비교해 0.07%포인트 상승한 2.41%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그늘 벗어나기 시작한 케이뱅크
주목할 부분은 비이자이익이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은 22억원으로 지난 1분기 19억원에 비해 15% 늘어났다.
비교해야 할 부문은 지난해다. 지난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은 8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41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열풍이 불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면서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렸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케이뱅크가 업비트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50억원이었다.
업비트와의 제휴가 케이뱅크 고객확보, 수신증가 ,비이자이익 흑자 전환 등 다방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가상자산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의존하지 않는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 구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측은 "지난해부터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과 제휴를 통해 신용카드 판매 수수료를 끌어올렸다"며 "연계대출 사용량도 증가해 비이자이익이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흑자 기반 '증시 입성' 추진
업계의 다음 관심은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시장이 얼마로 보느냐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께 예비심사가 마무리 되고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일정 등을 소화해야 한다.
상장을 노렸던 다른 기업들이 냉랭해진 투자심리에 상장을 철회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올해 상장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중 7250억원어치 투자지분에는 매도청구권이 붙어있어 상장이 이뤄져야만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상장철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작년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 3만9000원을 넘어서 6만9800원까지 가격이 뛰기도 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최근에는 16일 종가 기준으로는 3만2400원까지 떨져 있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주식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꺾여있다는 얘기다.
최근 상장계획을 강행하고 있는 차량 공유업체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시장의 부진한 평가를 받자 최근 희망공모가를 낮춰 재공모에 나서고 있다. 이 탓에 케이뱅크 역시 종전에 투자를 받을 때보다 기업가치를 낮춰 잡아야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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