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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韓조선업, 빅사이클 2라운드 진입했다…선박가격 치솟고 발주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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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조선업계가 빅사이클 2라운드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은 2003~2007년 해상물류 급증에 탱커선 교체수요가 겹치면서 수조원의 수주가 잇따르는 등 몇년치 일감이 쌓이는 호황을 누렸다. 현대미포조선 같은 업체는 주가가 무려 86배나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도 이와 유사한 여건이 마련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조선업체들의 '수주-인도' 평균시차가 3년을 넘었다. 선박을 주문해도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발주가 밀려있다는 것이다. 건조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년반에서 2년정도는 시차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해도 인도시간이 상당히 늦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황금기를 맞았던 2003~2007년 시기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당시는 노후선박 교체수요가 폭발했던 시기다. 1973년 오일쇼크로 발주된 선박들의 교체수요가 2003년 집중됐고, 이중선체 이슈가 불거지면서 노후 유조선 교체시기도 앞당겨졌다. 이 당시 발주된 선박도 지금은 노후화됐고 교체시기가 지금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LNG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송선박의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2023년부터는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탄소규제(CII, EEXI 등)가 시작돼 노후선박을 운행할수록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수주-인도 시차가 3년을 넘은 것은 호황기의 마지막이었던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국내외 주요 조선사들의 2021년 수주 물량은 과거 피크였던 2007년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2022년 물량은 이미 2003~2005년 연평균 수준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주-인도 차이가 1년에 가까워지면 파산위험을 줄이기 위해 저가수주를 늘리게 되지만 수주가 3년에 가까워지면 경기향방을 주시하며 발주를 조절해 선가가 좋은 선박만 선별수주하기 때문에 선가가 추가상승한다"며 "카타르 LNG운반선 대형계약은 예상보다 좋은 1척당 2억1500만달러에 계약됐고 최근 수주하는 별개의 LNG운반선은 2억40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선가는 더 높아졌다. 아울러 선박수주 경쟁도 완화됐다는 지적이다. 경쟁상대였던 일본의 조선 점유율은 1996~2005년 평균 32%였으나 지금은 7%까지 하락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주력 아이템이 달라졌다. 중국이 2022년 수주한 선박의 평균 크기는 2만6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한국의 5만5000CGT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 수주규모도 한국은 1110만 CGT, 중국(1010만 CGT)을 추월했는데 한국은 고부가가치 대형선이 주력인 반면 중국은 가격을 무기로 다양한 크기의 선박을 수주하는 전략이라 시장이 나눠진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수주점유율이 높은 LNG운반선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유럽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환경문제를 고여해 LNG를 쓰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LNG운반선과 함께 컨테이너선 수요가 폭발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컨테이너선은 2021년 43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발주가 쏟아지며 역대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2022년 예상치는 당초 80만TEU 였는데 이미 120만 TEU 이상의 발주가 나왔다.컨테이너선사들은 사상최대 이익을 기록하는 중인데, 이들이 점유율 유지를 위해 선박을 더 늘리면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조선사들의 주가는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연말 9만5200원에서 현재 13만5500원으로 뛰어올랐고 같은기간 현대미포조선은 7만원에서 10만9500원으로 치솟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지만 조선사 선가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부터는 선발업체들과 격차줄이기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준환 기자 abc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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