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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저부터 분골쇄신…국민의 숨소리 놓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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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국민들의 따끔한 질책을 들었고 분골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구체적인 해법까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그간의 국정 성과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는데요. 여당에선 소통, 야당에선 불통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습니다. 관련 소식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17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100일pick 5'로 준비했습니다. < 저부터 분골쇄신 >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마련된 연단 위에 윤석열 대통령이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등장했습니다. 30% 선에 갇힌 지지율에, 거대한 쇄신 요구에 직면한 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 나선 겁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여러분 반갑습니다. 도어스테핑으로 뵙다가 이렇게 마주 앉게 됐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께서 취재하시는 데 더 불편이 없도록 잘 챙기겠습니다.]

이어 본격적인 모두발언이 시작됐습니다. 문득, 회견의 실시간 시청률이 좀 궁금해지는데요. 지지 여부를 떠나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새 대통령의 '일성'에 주목했으리라 짐작됩니다. 20분간 이어진 모두발언. 그 시작과 끝은 '반성과 변화'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여러분 앞에 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분골쇄신. 뼈와 몸을 부술 만큼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한다는 뜻이죠.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모두발언에서 어떤 변화와 쇄신을 보여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지난 100일간의 국정 성과를 부각하는 데 모든 분량을 할애했는데요.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했습니다.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원전 산업을 다시 살려냈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불필요한 세금 낭비를 막았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아울러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북핵에 대해 강화된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A4용지 11장에 달하는 회견문, 대통령이 직접 수십차례 수정을 거듭했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취임 100일에 대한 소회라기 보다는 마치 부처별 업무보고를 연상케 했죠. 약 20분 동안 새 정부의 국정성과를 경제, 사회, 외교 등 분야별로 나열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문득, 이번 회견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흔히 말하는 이벤트나 '쇼통'을 선호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성향 때문에 100일날에도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했었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10일) : 일이 중요하지, 무슨 뭐 한 달 되고 100일 되고 한다고 해서 거기에 무슨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있냐.]

하지만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흘려보낼 수 없단 판단, 또 이 날을 기점으로 국정동력의 '반전'을 꾀할 수 있단 판단하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회견에는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맞춤형 처방이 담겨 있어야 했지 않을까요?

[JTBC '뉴스룸' (어제) : 조사 결과 모든 영역에서 부정이 긍정 평가를 앞서는 걸로 나왔습니다.]

두 번째 100일 픽은 < 떠나간 이유 >입니다. 모두발언에 이어 이제 메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질의응답이 시작됐습니다. 보통은 '자유로운' 질의응답이라고 해도 사전에 질문지를 미리 취합하거나, 질문 순서 정도는 정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오늘은 말 그대로 생 라이브! 아무것도 조율된 것이 없는 날 것 그대로였습니다. '민감한 건 빼달라' 질문 영역을 제한하지도 않았죠. 이것도 윤 대통령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일 겁니다. 자, 첫번째 질문부터 날카롭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떠나간 이유를 물었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대통령님께 표를 준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대통령님 스스로는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지…}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구체적인 원인을 언급하는 대신 "국민의 관점에서 따져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셨듯 '인사' 문제는 늘 여론조사의 부정평가 이유 중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을 해야 되는 것이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제가 지금부터 벌써 시작을 했습니다마는 그동안에 우리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지금 짚어보고 있습니다.]

이미 쇄신 작업이 시작됐다는 설명인데요. 어제 '만 5세 입학' 혼선을 물어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교체한 것, 반대로 홍보라인에는 화력을 보강하는 작업이 진행중인 걸 시사한 듯합니다. 다만 이를 과연 '분골쇄신'이라고 할만한 변화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달리죠.

[조금 껄끄러우실 수도 있을 질문일 것 같은데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드립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겨냥을 해서 여러 가지 지적들을 하고 있는데…]

네, 윤 대통령으로선 가장 껄끄럽고 난감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그 과정에서 노출된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와 비대위 전환까지. 끊임없이 계속되는 국민의힘 내홍은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분명 악재입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답변 중 처음으로 말을 확연히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또 정치적 발언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즉답을 피한 건데요. 물론 공개 석상에서 논평한 적은 없지만, 의도치 않게 노출된 이 '내부총질' 문자에 담긴 대통령의 속뜻은 꽤나 명확해 보였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은 혹시 어떻게 보셨나요?} 제가 요즘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그런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사실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는 못했습니다, 불경스럽게도…]

비대위 가처분 심문에 출석한 이준석 대표, 윤 대통령이 쓴 표현을 그대로 빌려와 비꼬았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도 한 100km는 건넌 듯합니다. 이 소식은 조익신 멘토의 정치인싸에서 좀 더 짚어보죠.

세번째 픽은 < 담대한 구상 >입니다. 정무적인 질문 외에도 노동정책, 주거정책, 앞으로의 한·일 관계 등 외교 분야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중에서 윤 대통령표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짚어보겠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북한이) 먼저 다 비핵화를 시켜라, 그러면 우리가 그다음에 한다' 이런 뜻이 아니고 그런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얘기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북한 지역의 어떤 무리한 또는 힘에 의한 그런 현상 변경은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거는 남북한 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정착이고.]

보여주기식 남북 정상회담 등 '정치적인 쇼'는 하지 않겠다, 다만 북한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적극적으로 도울 용의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규모 식량 공급, 의료 인프라 현대화,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을 거론했었죠.

공교롭게도 북한은 오늘 새벽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가 어제 시작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되는데,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 취임 100일과 겹친 상황이 됐죠. 물론 그 점까지 의도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었고, 군 대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네번째 픽은 < 소통 vs 불통 >입니다. 기자회견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소통 대 불통으로 나뉘었습니다. 당연히 국민의힘이 소통, 민주당이 불통에 방점을 찍었겠죠.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정 전반에 관해서 국민들이나 언론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조오섭/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지적합니다.]

국민의힘은 "100일간 추진해온 주요 국정과제를 소상히 설명했다"며 "국민들의 응원과 질책 모두를 겸허하게 마음속에 새길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논평에선 "무대책·무능·무책임의 3무, 불공정·불통·불안의 3부 정부"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요. 차라리 이게 나을 듯도 합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워장 : {대통령 100일 취임 간담회 어떻게 보셨는지요?} 제가 지금 말씀하신 이 당헌·당규 개정안 논의하느라고… {못 보셨어요?} 못 봤습니다.]

마지막 픽은 < 국정조사 >입니다. 대통령실을 향한 민주당의 총공세, 이번엔 국정조사 카드입니다.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는데요. 민주당 소속 169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175명이 서명했습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김건희 여사와 회사 직원이라든지 전 대학원 동기라든지, 대통령 부부와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이런 불공정한 사적 채용 의혹도 담겨 있습니다.]

민주당은 정의당에도 참여를 제안했지만 불발됐는데요. 정의당 측은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국정조사보다는 국회 운영위원회 등 상임위 차원에서 따져보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 특집, 100일 픽 5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정치권 반응 더 살펴보고죠. 바로 가겠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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