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금융채 금리 상승 영향
“전세대출 금리가 너무 올라서 자취는 언강생심이 됐습니다. 3%대도 부담스러웠는데 4%대라니...몸은 지치지만 그냥 다녀야죠” |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면서 서울 성동구 소재 직장을 다니는 5년차 직장인 문모(29) 씨는 최근 급상승하는 전세대출 금리에 자취 결심을 포기했다. 그가 알아본 청년맞춤형 전세대출 금리가 최고 4%를 넘어 왕복 세시간 반의 출퇴근을 택한 것이다. 문 씨는 “적은 월급에 전세대출 이자까지 내면 내집마련이 요원하다고 생각해 그냥 통근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청년(만 19~34세)을 대상으로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청년전세대출 금리가 최근 4%를 돌파했다. 청년 전세대출 금리는 올해 상반기까지만해도 2%대 중반대가 대다수였고 이달 초에도 최고 3%대 초중반으로 받을 수 있었는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등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리들이 오르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달 코픽스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채(6개월) 역시 연초 대비 1.5%포인트나 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의 청년전세대출 금리는 18일 기준 3.5~4.125%로 나타났다. 최고 금리를 보면 하나은행(4.125%) NH농협은행(4.07%), 카카오뱅크(4.027%)가 4%대로 나타났고 KB국민은행(3.98%)과 우리은행(3.8%), 신한은행(3.58%), 케이뱅크(3.57%)가 뒤를 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 청년 대상 전세대출 취급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해당 상품 금리를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청년 전월세보증금 상품 금리 밴드를 연 3.827%~4.027%로 공시했다.
은행권은 대출상품 금리 인하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대출금리 오름세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낮은 청년전세대출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케이뱅크도 올해 들어 청년전세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서를 담보로 이뤄지는 청년 전세대출은 다른 정부 정책 상품에 비해 보증금 기준(수도권 7억, 지방 5억원 이하)이 까다롭지 않아 수요가 많은 상품이다. 주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에서도 취급하고 있어 접근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년 전세대출 취급액은 3조9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취급액(5조8638억원)의 70%에 달하는 금액이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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