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기준 52조922억원, 반년 만에 10조원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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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재고자산이 반년 만에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2조922억원으로 지난해 말(41조3844억원)보다 10조7078억원(25.9%) 늘었다.
삼성전자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DS부문(30.7%, 증가율)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21.3%), 디스플레이 부문(21.8%)까지 전 사업 부문에서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9.7%에서 올해 상반기 11.6%로 뛰었다.
완성된 제품이나 상품이 18조6947억원, 반제품 및 재공품은 16조50억원에 달했다. 그 밖에 원재료 및 저장품 18조8652억원, 미착품 1조4977억원 등이다.
재고회전일수(재고가 팔리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재고회전일수는 평균 94일로, 예년 대비 2주 정도 더 길어졌다.
재고 증가는 실적 하락과 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결국 생산설비 가동률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휴대폰 생산라인 가동률은 81.0%에서 70.2%로 각각 낮췄다.
올 3분기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을 앞두고 제품 주문이 늘어날 수 있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도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고 증가는 신규 투자 계획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단기 설비 투자 계획은 여기에 맞게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의 재고자산 상황도 마찬가지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9조68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8조3274억원)와 비교하면 약 16% 늘어났다. 이중 완제품 재고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41010억원으로, 재고자산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4조6534억원) 대비 약 16.2% 증가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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