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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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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악 폭염 중국, 코로나 봉쇄 이어 전력난 폐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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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폭염이 부른 전력난에 공급망 차질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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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남부 지역은 1961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고 식수난과 농작물 피해도 심각합니다. 특히 폭염에 전력사용량은 늘어나는데, 가뭄으로 양쯔강 (장강) 유역의 수력발전이 차질을 빚으면서 자동차나 태양광, 반도체 기업이 집중된 쓰촨과 충칭 등의 전력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쓰촨 성에 있는 광안시가 모든 공장의 생산 중단에 이어, 4대 상업 지구의 모든 상점에 오는 24일 자정까지 영업을 중단하라는 조치를 내놨습니다. 광안시 중에서도 광안구는 노래방이나 마작게임방, 게임방, 영화관이 일주일 동안 폐쇄됩니다. 또 슈퍼마켓과 매점, 과일 가게, 약국 같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장소도 매일 밤 6시에는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른 봉쇄가 아니라 전력난 때문에 나온 폐쇄 조치입니다. 쓰촨 성 광안시는 최고기온 41.8도를 기록해 쓰촨 성 전체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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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쓰촨 성의 전력난은 심각합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발전능력이 50%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모든 산업시설에 대한 6일간의 가동 중단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쓰촨 성 전체에서 상가와 사무실의 냉방도 제한하고 지하철과 공항의 전력 사용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로도 모자라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시간씩 시간을 정해 아예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쓰촨성 성도인 청두시에서는 일반 가정도 에어컨 온도를 27도 이하로 내려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내놨고 다조우 시는 모든 가정에 매일 3시간 단전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쓰촨에는 도요타와 폭스바겐, 지리 등 자동차 업체 공장이 있는데 이미 조업을 중단했습니다. 쓰촨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부품 생산을 못하자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와 상하이 자동차 공장도 생산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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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과 인접한 충칭은 한낮 최고기온이 45도를 넘는 등 연일 중국 전체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해 전력난이 심해지자 일부 공단에는 아예 가동 중단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충칭에 있는 반도체 기업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충칭의 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생산량을 조절하고, 일부 기계를 중단시키는 등 전력난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며칠간의 정전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지만,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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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부 지역의 이런 전력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양쯔강(장강)의 가뭄입니다. 양쯔강 유역은 중국 19개 성에 걸쳐 있는데 중국 경제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고 일컬어집니다. 쓰촨과 충칭을 비롯해 후베이와 후난, 장시, 안후이 등 6개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큽니다. 후난성 북부에 있는 둥팅호(동정호)의 위성사진이 최악의 가뭄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위는 7월 11일에 촬영된 사진이고 아래는 8월 15일에 촬영된 사진인데, 호수 면적이 1/4로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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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가뭄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중국 기상당국은 양쯔강 유역의 강우량이 8월 말까지 여전히 적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가뭄이 계속되거나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황하 중상류 유역은 강우량이 계속 많아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걸로 예보됐습니다. 중국 중남부는 가뭄과 폭염에 시달리고, 북부지방은 폭우에 시달리는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진 적이 있습니다. 남부 광둥성의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석탄 부족 때문에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일단 양쯔강의 수력발전량이 회복되면, 중국 전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미 경기침체의 골이 깊다는 게 문제입니다.

특히 지난해는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올해 초 첨단기술과 수출 중심지 선전, 대도시 상하이가 봉쇄될 만큼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국내 관광과 자동차 구매 등 내수시장 소비를 촉진하는 와중에 하이난과 신장, 티베트 등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잇따라 봉쇄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규제 완화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집값 하향세는 계속되고 중국 국민들은 오히려 부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습니다. 5년 주기의 중국 공산당 당 대회는 중국의 가장 큰 정치 행사로 오는 가을 열릴 예정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더해, 61년 만의 가뭄과 폭염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바이두, 웨이보)
정영태 기자(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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