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겹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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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원 지역의 한 돼지 농가에서 도내 9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외식수요가 증가세인데다 명절 수요가 맞물리면서 고기류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강원 양구군의 한 돼지 농가에서 ASF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월 26일 홍천 일대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견된 뒤 약 3개월 만이다.
중수본은 이와 관련, 곧바로 농장 내 사육 중인 돼지 5614마리에 대한 살처분·매몰 조치를 진행했다. 현재 농장 내 잔존물 처리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인근 돼지 농가는 모두 ASF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감염력과 치사율이 모두 높아 국내에서 발병할 때마다 양돈 농가에 막심한 손해를 끼쳐왔다. 살처분 등으로 사육 규모가 감소하면 공급량이 준 만큼 소비자가격이 오름세를 보여왔음은 물론이다.
앞서 지난 2019년 ASF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생했을 당시 그해 9월 삼겹살 소매가격은 kg당 2만560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한 달 전보다 8.7% 상승하면서 '금(金)겹살'이란 말이 통용됐을 정도다.
중수본은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한 ASF 추가 발생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역학 관계가 있는 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들이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고, 소독 등 방역 조치 또한 모두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의 한 시장 내 육류 코너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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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이번 감염이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 수는 2분기(6월 1일) 기준 1116만6000여마리로, 살처분된 돼지 수가 전체의 0.05%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식품업계와 축산업계에서는 ASF와 별개로 국제 사료용 곡물 가격이 급등 중인 점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대한한돈협회는 최근 삼겹살 등의 가격상승 원인과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한 데다 돼지 사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옥수수 가격이 급증한 점을 이유로 보고 있다.
옥수수는 돼지 사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이자 온전히 수입에 의존 중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지난 17일 '원재료 수입가격 상승의 가공식품 물가 영향'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중 곡물 수입단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2분기에 고점을 찍은 국제 곡물 가격이 3분기 수입 가격에 반영돼 직전분기보다 16%가량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국내산 삼겹살 1kg 소매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2만6460원을 기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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