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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전북은행 ‘서민 대출상품’ 주력
상위권 신한·인터넷은행도 비중 높아
수신금리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
‘현금부자’ 이득…차주는 불리해져
지난 22일부터 시행된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제도’가 소비자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마다 대출 주력 상품이 다른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에 예대금리차가 공시된 19개 은행 중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1위는 전북은행(6.33%포인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1.62%포인트)이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전북은행과 신한은행의 공통점은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인 ‘햇살론’ 등을 취급한 비중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전북은행은 서민 대출 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751억원의 서민 대출을 취급했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서민 상품인 ‘햇살론15’의 경우 금리가 연 15%를 웃돈다.
은행연합회도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성 상품의 취급 비중이 높으면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며 “예를 들어 전북은행은 서민금융진흥원 연계대출인 ‘햇살론뱅크’ ‘햇살론 유스’ 비중이 높아 예대금리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률적인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로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한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대금리차를 좁히려면 은행이 서민 상품의 취급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 위주로 신용대출을 판매해 온 인터넷전문은행도 불만이 크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중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토스뱅크(5.60%포인트)는 “우리 대출 고객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8%로 모든 은행 중에서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금리는 고신용자보다 높다.
카카오·케이뱅크도 가계 신용대출의 2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내줘 예대금리차가 2%포인트를 웃돌았다.
은행들이 일반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내리기보다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좁히기에 나서는 모양도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5대 시중은행은 이를 예·적금 금리에 즉각 반영했다. 일부 상품에 대해선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으로 수신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수신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8개 은행의 수신금리를 가중평균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예·적금 금리가 올라 코픽스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오르는 구조다.
수신금리가 오르면 예·적금에 넣어둘 현금이 많은 자산가는 이득을 본다. 그러나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은 차주는 대출 금리가 올라 오히려 불리해진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결과적으로 차주에게 불리한 상황을 야기하는 셈이다.
대출을 새로 받으려는 차주에게 예대금리차 공시가 실제 편익을 줄 수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개별 차주에게 적용되는 대출 한도와 금리는 은행에서 직접 상담받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 간 경쟁을 유발해 결과적으로 대출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은행의 자율경쟁이 촉진된다면 금융소비자 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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