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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청두 봉쇄] "상하이처럼 될라"...도시 봉쇄 소식에 식료품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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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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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가 오늘 오후 6시(현지시간)부터 '정태적 관리'에 돌입한다고 하길래 대형마트에 가서 먼저 '식량 확보'에 나섰다. 평소 꽉 차 있던 매대는 텅 비어 있고, 사람들은 장바구니와 카트마다 어디 당장 피란이라도 떠나는 사람처럼 식료품을 쓸어 담고 있었다. 중국 당국이 일단 나흘간 전면 정태적 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상하이처럼 '봉쇄' 기간이 연장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다들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쓰촨성 성도 청두 진뉴구에 사는 판모씨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두시 당국이 생활필수품 수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 모양새"라며 "폭염이 수그러들면서 이제야 살 만했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집안에 꼼짝없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인구 2100만 中 청두, 나흘간 폐쇄...상하이 이후 최대 규모

인구 2100만의 중국 남서부 대도시인 청두가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나흘간 도시를 사실상 봉쇄하는 '정태적 관리'에 들어갔다.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핵산(PCR) 전수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매일 가구당 한 명만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이 허용된다. 외출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받은 PCR 검사 음성증명서와 출입증을 제시해야 하고, 진료 등 특별한 사정으로 외출하려면 담당 서취(구 아래 행정단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공 서비스 제공 업체를 제외한 모든 기업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생필품 판매업체를 제외한 상업시설의 운영은 중단된다.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최소화해 특수 사정이 있는 주민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두에 오가는 항공기 및 고속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이번 조치는 최근 청두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일 0시 기준 청두 내 보고된 감염자수는 9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엔 청두에서만 180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이 중 본토 감염자는 103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청두시 당국은 지난달 29일 밤부터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한 상황이다. 영화관·주점·헬스장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은 상황이고, 식당은 배달만 가능하도록 했다. 초·중·고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2020년 우한사태 이후 중국에서 인구 1000만명 이상 대도시가 전면 봉쇄된 것은 산시(陕西)성 시안, 광둥성 선전, 상하이에 이어 4번째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상하이가 두 달간 전면봉쇄를 단행한 이후 가장 큰 도시 봉쇄"라며 "20차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하이 봉쇄만큼 경제적 여파 크지 않지만...

다만 상하이 봉쇄만큼 경제적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두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청두 경제 규모는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상하이는 3.6%이다.

하지만 폭염에 따른 전력난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도시가 봉쇄되면서 경제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6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중국은 경제적 손실만 315억 위안(약 6조177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봉쇄 기간은 나흘이라고 제시했지만 이날 청두시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전파 고리가 20여개에 달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면서 도시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 감소는 물론 공급망 단절로 인해 중국 남서부 제조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상하이처럼 피해가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다른 도시도 봉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켜 경제 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4.5%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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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청두 외출증. 청두 거주민들은 외출하려면 24시간 이내 받은 PCR 검사 음성증명서와 출입증이 있어야 한다. [사진=판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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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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