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추진하는 ‘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이 19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경선은 5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과 재선의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 ‘2파전’으로 치러지는데 사실상 주 의원 추대 분위기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7일 하루 동안 후보자 등록을 진행한 결과, 주 의원과 이 의원만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호 추첨 결과 이 후보가 1번, 주 후보는 2번으로 결정됐다. 4선 김학용, 3선 박대출·윤재옥·이종배·조해진 의원 등 막판까지 출마를 검토하던 의원들은 출마하지 않았다. 당내에서 ‘주호영 추대론’ 분위기가 이어지자 결국 출마를 접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19일 오전 10시 원내대표 의원총회를 열고 후보의 정견 발표를 청취한 뒤 현장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만일 선거 당일 둘 중 한 명이 후보직을 사퇴하게 될 경우에는 단일 후보에 대해 만장일치 박수를 통해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두 의원은 주말 사이 각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리면서 선거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일부 친윤석열계 지지를 받는 데다 직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주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초선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주 전 비대위원장 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된 만큼 야당과의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경륜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친윤계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1년짜리 임기가 아닌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하는 원내대표를 뽑는다면 주 전 위원장을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은 개혁, 혁신보다는 당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점을 거론하며 “이 의원은 우리 당에 들어온 지도 얼마 안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변수는 이 의원 득표율이다.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 등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호영 추대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이 의원에 대한 득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하는 등 ‘주호영 추대론’을 밀어붙인 것에 대한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3선 의원은 통화에서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 의원을) 추대한다는 게 얼마나 반민주적이냐”며“(이 의원에 대한 득표 결과를 보면)당의 건강성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데 이어 이번에 ‘재선’ 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는 “지금의 우리당 상황에서 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니 이 역할을 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위기 수습을 위해 나온 것인 만큼 맡게 된 만큼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이다.
이 의원 역시 지난 15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국민의힘이 호남이 지역구이며, 실용적이고 중도보수적인 저 이용호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뽑히는 새 원내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할 경우 당대표 직무대행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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