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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김치 더 달라고 하면 눈치 없어" 김치대란에 자영업자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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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중김치 가격이 뛰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김치를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배추가) 한두푼 올랐어야죠. 다른 덴 장아찌로 밑반찬을 바꿨다는데 우린 아직 배추김치 고수하거든요. 더 달라고 하면 솔직히 힘들어요."

강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A 사장은 급등하는 채소 가격에 고민이 많다. 올해 초 한 차례 메뉴 가격을 인상했지만, 지칠 줄 모르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배달료 부담에 울고 싶은 심정이다.

고기와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평소에 김치를 제공해온데다 볶음밥에도 잘게 썬 김치가 들어가는데 김치 가격이 최근 너무 올라 '김치 리필' 요청이 올 때면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A 사장은 읍소했다.

A 사장은 "김치 대신 공기밥을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며 "김치 좀 많이 달라고 하면 눈치 없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채소 가격 폭등 및 김치 품귀대란에 외식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국내산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호소까지 나온다.

강북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중국산 김치 논란 때 '우린 국산 쓴다'고 말해왔고, 그 자부심이 있는데 계속 국산 김치를 쓰려면 이윤을 거의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네장사인데 눈썰미 좋은 손님은 메뉴 구성이 바뀌면 '채소 가격 올라서 그러냐', '나물 좀 편하게(많이) 먹으러 왔더니 이게 뭐냐'고 토로한다. 정말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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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중김치 가격이 뛰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시민이 김치를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10kg에 1만5000원 수준이던 배추 도매 가격은 이달 들어 2만원으로 33% 넘게 올랐다. 지난해 4000원 수준이던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1만원을 넘겼다. 고랭지 배추 등 일부 배추는 2만원 가까이 된다.

여름 배추를 재배하는 고랭지 면적이 작년에 비해 4% 가까이 줄어든데다 올 여름 폭우를 비롯해 최근 태풍 영향까지 배추 수확에 악재가 겹쳤다.

배추 대체재로 쓰이는 무 가격 역시 개당 4000원을 넘겼고, 김치 속재료나 각종 양념의 주 재료로 쓰이는 깐마늘과 양파, 파 등도 1kg 기준 각각 1만3000원, 2600원, 3400원을 넘어 전년 대비 최대 30% 이상 올랐다.

완성품 김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산 김치에 비해 국산 김치는 4배 정도 비싼데 최근 들어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소와 김치 가격 줄인상을 우려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이 잇따르고 있다. 단무지와 김치를 함께 내놓다가 결국 김치 대신 자차이(짜사이)로 바꿨다는 중국집도 있다.

포장김치를 판매하는 식품기업도 최근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로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고, 종가집 김치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상은 다음달 1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각사는 올해 초 김치 가격을 한 차례 올렸지만 최근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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