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백화점 한층 통째 들어선 중고숍…사흘만에 매출 1.5억 '대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에 문을 연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를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중고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리(Re)커머스’가 그간 ‘신상’을 중시하던 국내 패션 대기업과 백화점으로까지 확산일로다. 최근 코오롱FnC와 현대백화점이 잇달아 ‘패션 기업 최초 중고 거래 서비스’ ‘업계 최초 중고품 전문관’을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의 초반 성적표는 어떨까.



사흘간 매출 1억5000만원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직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세컨드 핸드(Second Hand·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했다. 세컨드 핸드란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 번째 사용’이란 뜻이다.

806㎡(약 240평) 공간에선 리바이스·챔피온 등의 중고 의류, 미국·유럽·일본의 주얼리·테이블웨어·향수 등 빈티지 아이템, 희소성 있는 중고 명품, 빈티지 럭셔리 시계 등을 판다. 의류 상품은 세탁 전문 업체를 통해 세탁과 살균을 거치고, 명품은 전문가 감정을 받은 상품만 판매한다.

이날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주말이던 지난 16~18일 사흘간 이곳에는 매일 1000명 이상의 손님이 방문해 총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평균 50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공간에 영패션을 설치했을 때 거뒀던 매출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고객 중 20·30대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20대는 10만원 이하 의류 상품을 주로 구매했고, 30·40대는 명품과 세컨드 핸드 시계 구매가 많았다.

중앙일보

현대백화점 신촌점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같은 시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8일엔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전문매장 ‘럭스 어게인’을 연다.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1층에 중고 전문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고객들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세컨드 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백화점이 단순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고객의 문화 트렌드를 제안하는 공간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입장벽 낮춰 새 고객 확보 효과”



이에 앞서 코오롱FnC는 자사몰인 ‘코오롱몰’과 함께 중고 거래 서비스인 ‘오엘오 릴레이 마켓(OLO Relay Market)’을 지난 7월 론칭했다. 자사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로, 국내 패션 기업으로는 첫 시도다.

이날 코오롱FnC에 따르면 그간 이 마켓에선 코오롱스포츠의 최상급 중고 아우터만 500벌 이상 매입됐다. 럭키슈에뜨 브랜드 제품도 약 3주 만에 1000벌 이상 수거됐다. 입고된 제품 중 80% 이상이 A+ 등급으로 분류된다.

구매 고객들은 리뷰 글에 “사고 싶어도 비싸서 못 샀던 옷 샀다” “살짝 오염이 있지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저도 입지 않는 옷들 정리해 보내야겠다” 등의 품평을 남기고 있다.

중앙일보

코오롱FnC가 론칭한 중고 거래 서비스인 ‘오엘오 릴레이 마켓(OLO Relay Market)’의 고객리뷰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 중고 제품을 판매한 고객 44%가 보상받은 포인트로 다시 코오롱스포츠 제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브랜드 진입장벽을 완화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브랜드 로열티가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이런 시도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중고 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도 있다. 2008년 4조원이던 한국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조원으로 6배가량 커졌다.

중앙일보

커지는 중고 & 리셀 시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유통 업계 관계자는 “상품의 사용주기를 연장하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영향도 있지만 결국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춰 중고 거래 공간과 콘텐트를 선보이게 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