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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음식에 머리카락 넣고 항의하며 “환불해달라”…자작극 벌인 손님에 자영업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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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21일 오후 3시30분쯤 인천 서구의 한 분식집에서 여성 손님 2명 중 1명이 식사를 하던 중 머리카락을 뽑아 음식에 집어넣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스스로 음식에 머리카락을 집어넣은 뒤 항의하자, 결국 식당 측이 음식값을 환불해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KBS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후 3시30분쯤 인천 서구의 한 분식집에서 발생했다.

함께 공개된 가게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60∼70대로 추정되는 여성 손님 2명이 쫄면과 우동을 시키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자리에는 남색 상의를 입은 중년 남성이 식사 중이었다.

이 여성 손님 중 1명은 주문한 음식을 먹다가 다른 일행의 머리카락을 두 차례 뽑아 음식 그릇에 집어넣은 뒤 곧이어 주방 직원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주방 직원은 음식값 1만2000원을 환불해줬고, 당시 해당 직원은 위생모와 마스크를 모두 착용한 상태였다.

상황을 들은 업주 A씨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돌려봤고, 이내 손님들의 자작극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손님이 작정하고 머리카락을 뽑아 음식에 넣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이런 일을 겪어 착잡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른 자영업자분들은 이런 피해를 겪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에서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B씨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쓰고 밀봉 포장을 해도 컴플레인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아무래도 가게 관련 리뷰나 평점에 민감하다 보니 정확한 상황을 따지기보단 일단 사과하고 환불해드린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더불어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한 다음 날 ‘음식에서 속눈썹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며 “감정싸움을 하고 나면 리뷰 테러만 돌아오니 의심스러워도 환불해주는 수밖에 없다”는 다른 업주의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정상적인 음식에 고의로 이물질을 넣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기망 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또 이로 인한 부당한 요구가 이어진다면 강요·공갈죄와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임미소 온라인 뉴스 기자 miso394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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