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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어민과 지자체, 과학자가 머리 맞대고 만들었다...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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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어민, 지방자치단체와 연구 기획단계부터 함께 개발한 ‘해양 부유쓰레기 수거로봇’이 충남 홍원항에서 실시한 실증시험을 받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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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떠다니며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청소부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어민을 괴롭히던 항포구 주변 바다에 방치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29일 바다에 떠있는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는 무인 청소 로봇을 개발하고 실증실험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항포구에 버려진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 떠다니는 부유성 물질로 경관을 해치고 장기간 방치될 경우 작은 입자로 부서져 해양 생태계를 교란한다. 심각한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수거율이 4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도와 조류에 실려 유입된 해양쓰레기의 경우 방파제나 부교, 계류 중인 선박 사이에 떠 있어 주로 사용하는 대형 수거 선박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기획 단계부터 지자체인 충청남도와 지역 어민과 머리를 맞대고 항포구 환경과 쓰레기 밀집 형태, 수거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로봇 설계 단계부터 이를 반영했다. 수요자인 어민과 지자체가 개발 과정에 참여해 국내 항·포구의 특성에 맞는 수거 로봇 개발 사양을 결정하고, 그 결과를 해상 실증까지 연계한 사례는 처음이다.

소형 경차 절반 크기의 이 로봇은 초당 1.2m 속도로 떠다니며 4~6간 동안 바다에 떠있는 해양쓰레기를 건져내도록 개발됐다. 로봇 외형은 유선형의 쌍동선 형태를 띠고 있다. 선체는 가볍고 강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했다.

연구팀은 주민의 요구에 따라 원격조종과 자율운항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연구원 내 수조에서 성능 실험을 했다.

쓰레기가 밀집된 좁은 구역에서는 사람이 수거 로봇을 원격조종하고, 넓은 해역에서는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스스로 이동하며 수거 작업을 하도록 만들었다. 로봇은 최대 1km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해 1t 트럭 뒤에 실리고 배들이 밀집해 있는 복잡한 포구에서는 선체가 걸리지 않도록 모든 장비를 선내에 실었다.

올해 시행한 시험평가에서 수거 로봇 시제품은 무게, 속도, 운용시간, 통신 거리 등 목표한 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서천 홍원항에서 시행한 실증시험도 통과해 현재는 충남도에 이관됐다.

충남도는 이달 17일 태안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열린 ‘해양쓰레기 사냥대회’에 이 수거 로봇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아울러 도서 지역과 절벽, 동굴과 같은 사각지대의 해양쓰레기 수거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박근태 기자(kunt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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