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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왜 미세먼지와 안개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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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압 장시간 영향 주면 공기 정체
우리나라 발생 미세먼지 그대로 축적
일교차 크고 먼지 많을수록 안개도 심해져
한국일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펼쳐진 30일 오후 제주시 도두1동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파란 하늘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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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가 또 있을까. 아침저녁으로 다소 쌀쌀하지만 낮엔 구름 한 조각 없이 푸른 하늘에 바람조차 거의 불지 않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기까지 깨끗하면 금상첨화일 텐데 최근 들어 수도권을 포함한 중서부 지역은 수시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내륙과 서해안 지역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도 한다. 심한 곳은 100m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다.

이런 현상에는 '좋은 날씨'도 관련이 있다. 화창하고 바람 한 점 없는 가을날이 미세먼지와 안개를 부른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정체된 대기, 떠내려가지 않는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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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서부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나쁨' 단계를 보인 지난달 29일 서울 도심이 온통 뿌옇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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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는 편서풍 지대에 속해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자연스레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이 버티고 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기압이 공기 흐름을 꽉 막기 때문이다.

통상 가을은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받아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압도적이고 거대한 고기압이 한반도에 세력을 행사하는 여름이나 겨울과 달리 가을은 여러 이동성 고기압 사이 기압 차이가 크지 않아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공기 중 대기가 안정되면서 위아래 대기순환도 활발하지 않다. 고기압이 장시간 영향을 줄 때는 공기가 그 자리에 정체한다는 뜻이다.

이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흐르지 못하고 그대로 축적된다. 특히 고기압에서 발생하는 하강기류는 상층에 떠 있던 미세먼지까지 지표 가까이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하늘이 새파랗게 맑은 날에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일 수 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인천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44마이크로그램(㎍)으로, 대기환경기준(35㎍)을 훌쩍 넘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일까지 중서부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맑을수록 자욱해지는 복사안개...미세먼지가 강화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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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 짙은 안개가 끼어 차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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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가을날에는 아침과 저녁마다 안개도 기승을 부린다. 통상 '복사 안개'라고 불리는 현상인데, 공기를 덮어줄 구름이 없는 탓에 밤사이 기온이 뚝 떨어지고, 이 때문에 지표면 부근 수증기가 응결돼 안개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아침 기온이 10~19도 내외로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클 때는 복사냉각이 활발히 이뤄진다.

미세먼지의 존재는 안개를 더 강화하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주변 수증기를 뭉치게 도와주는 '응결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통 복사 안개는 낮에 해가 나면서 지표면을 데우면 자연스레 사라지는데, 미세먼지가 있는 경우 먼지와 수증기가 뒤엉키면서 계속 대기가 뿌옇게 보일 수도 있다.

이번 미세먼지와 안개는 다음 주 초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 4일 이틀간 기압골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비가 내리겠으며, 특히 4일에는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빠른 속도로 내려오면서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비가 오고 난 뒤에는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서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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