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강도 수출 통제 이번주 발표
슈퍼컴퓨터 활용 中기업 정면 겨냥
반도체 장비, GPU 까지 전방위 통제
시진핑 3연임 앞두고 中 반발 커질듯
글로벌 반도체 업계 '中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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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인공지능(AI) 혁신과 차세대 무기 개발 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이르면 이번 주에 내놓는다. 이 조치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 반도체 기업들까지 영향권에 포함할 것으로 보여 미중 관계는 물론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고성능컴퓨팅(HPC)을 활용하는 중국 기업 및 연구소 등 다수 기관들을 겨냥한 ‘화웨이식 제재’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화웨이식 제재란 미 상무부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해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왕좌를 노리던 화웨이가 이 제재로 치명상을 입었다. FDPR이 적용되면 미국은 물론 한국이나 유럽 기업 첨단 반도체 제품의 수출길까지 막힐 수 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HPC를 활용하는 기업과 연구원들을 정면 겨냥하는데 이들은 사실상 중국의 미래 먹거리와 첨단 무기 개발 등을 책임지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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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이 같은 조치와 함께 △미국산 반도체 미세 공정 장비의 대중 수출 제한 △중국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공급 차단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별도 제재 등을 전방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비공식으로 진행했던 제재를 법안이나 행정명령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명문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AI용 고성능 컴퓨팅그래픽처리장치(GPU)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를 양대 GPU 제조사인 엔비디아와 AMD에 전격 통보했다. 미국 언론들은 앞으로 첨단 반도체가 포함된 델이나 휴렛팩커드의 완제품까지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이 같은 조치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기업과 연구소들이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생명과학이나 미사일 개발 등에서도 중국의 기술 혁신이 더뎌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이 같은 전방위 제재를 위해 내세우는 명분은 국가 안보다. 미국과 서방 진영은 그간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감시와 모의 핵실험, 미국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최신 무기 개발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실제로 신장 지역에서는 미국 기업인 인텔과 엔비디아의 반도체로 만든 슈퍼컴퓨터가 감시망 분석을 위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제재는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목전에 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국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그간 자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반도체 공급망을 왜곡시키고 국제 무역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며 강력히 비판해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사업 리스크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로부터 고성능 GPU의 대중 수출을 차단당한 엔비디아의 경우 4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업계 내부에서도 전방위 대중 제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은 “미국 기업의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약 35%인데 그 매출로 대규모 연구개발(R&D)이 가능하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위축되면 R&D에 투자할 자금도 줄어들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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